은행들이 공무원 및 공공기관, 공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을 늘리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감독당국의 주택담보대출 및 중소기업 대출 규제로 대출 대상이 줄어들자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우대금리 등 각종 혜택을 내세워 공무원 및 공공기관 임직원에 대한 신용대출을 늘려 나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기존 공무원 전용 대출이었던 ‘청백리 우대대출’과 함께 공기업 임직원을 겨냥한 ‘하이 프라이드 론’을 내놓았다. 이 대출상품은 공공기업과 지방공기업 종사자로 대출 대상을 제한하되 연소득의 200% 범위 안에서 최고 1억원까지 무담보로 대출해준다. 고정 및 변동금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CD연동금리는 최저 연 6.55%, 1년 고정금리는 최저 6.78%이다. 우리은행과의 거래실적에 따라 최고 1.0%포인트까지 금리를 할인해 준다.
농협은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직원, 군인 등을 대상으로 한 공무원협약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대출고객들은 ▦변동금리 연 6.03% ▦고정금리 연 6.08% 가운데 하나를 택일할 수 있다.
외환은행도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무보증 신용대출 상품인 ‘리더스론’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공기업 근무자나 공무원, 교직원에게 최고 1억원까지 대출해준다. 기존 외환은행 고객인 경우 최고 0.5%포인트까지 금리를 깎아준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6월 국가기관, 정부자치단체, 정부투자(출자)기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을 받는 기관 등에 1년 이상 근무한 정규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다 낮은 대출금리를 적용한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들은 일반인보다 신용등급이 월등히 높다”면서 “특히 퇴직금이 일종의 담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권 일부에서는 최근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하면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 금리가 계속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공무원과 공기업 임직원 대출에 대한 우대 금리는 일종의 ‘특혜’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