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창투업계 성과급제 자리잡는다

자금유치 경쟁 치열해져 인재 중요성 부각<br>기관들도 투자수익률 제고 차원 적극 요구

벤처캐피털 업계에 유명무실했던 성과급제가 빠른 속도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창투조합 등 펀드의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창투사에 성과급제 시행을 요구하고 있고, 창투사들도 자금유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능력있는 투자심사역을 뺏기지 않기 위해 인센티브제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성과급제 도입에 미온적이었던 창투사들도 관련 제도 마련에 들어갔다. 펀드를 결성할 때 규약에 ‘기준수익률을 웃도는 초과수익을 낼 경우 투자자(조합원)와 투자심사역 등이 50%씩 나눠 갖는다’고 명문화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주식시장이 되살아나자 4년여 동안 유명무실했던 성과급제도가 부활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업계는 지난 2001년을 전후해 상당수가 성과급제를 도입했지만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회사 실적이 악화되자 높은 수익을 올린 투자심사역들에게도 제대로 보상을 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코스닥 시장이 되살아나 고유계정으로 투자한 펀드에서 큰 수익을 올리는 창투사들이 늘어나고, 기관투자자들도 ‘투자심사역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며 창투사를 압박하고 있어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한 대형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예전에는 순환인사제 탓에 성과급을 도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지만, 최근 전문직제화가 정착되면서 성공보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자금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과급제를 시행하지 않으면 인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점도 성과급제 확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펀드 결성 때 규약에 성공보수 조항을 명문화하기 시작했다. 중형 창투사의 한 임원도 “지난 해 11월부터 펀드 결성 때 규약에 ‘기준수익률(일종의 huddle rateㆍ8%)을 웃도는 초과수익의 50%를 조합원에, 나머지를 투자심사역과 임원 등에 배당한다’고 명문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호봉제에 익숙한 몇몇 은행권 창투사들도 지난해 말 성과급 도입과 관련한 문의를 해왔다”고 귀띔했다. 한 대형 벤처캐피털의 사장은 “자본금 없이 펀드매니저 역할만 수행하는 미국과 달리 조직으로 운용되는 국내 창투사 입장에서는 회사 실적과 무관하게 성과급을 주기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투자심사역에 기댄 ‘스타 시스템’ 도입은 시기상조지만 적절한 보상을 통해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차원의 성과급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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