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2월 12일] 돈 되는 강한 특허

최근 코스닥 등록기업인 서울반도체 주가가 6거래일 동안 60% 이상 급등했다. 전세계 발광다이오드(LED) 업계 1위인 일본 니치아화학공업과의 4년 특허분쟁이 종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주식투자자들은 서울반도체가 특허분쟁을 마무리지음으로써 이제까지 이 회사의 조명용 LED제품 구매를 꺼렸던 고객들이 제품구매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요즈음 미국 자회사 제니스가 막대한 특허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에 흐뭇해 하고 있다. 지난해 특허수입이 1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자 불황기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미소 짓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995년 제니스를 6억달러에 인수했으나 인수 초기 경영실적이 나쁘자 잘못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세계 디지털TV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 회사가 보유한 미국 디지털TV 방식 원천기술(VSB) 덕택에 2006년 2,000만달러, 2007년 6,000만달러, 그리고 지난해 1억달러의 특허수입을 올렸다. 세계적 경제위기가 확대되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매출한파를 경험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버는가 하면 제품경쟁력을 바탕으로 막대한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3만8,305건의 국내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미국에서 IBM(4,186건)에 이어 가장 많은 특허를 낸 삼성전자(3,515건)는 반도체와 휴대폰 등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우뚝 서 있고 1만2,000여건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또한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성장하고 있다. 세계 각국들은 위기일수록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면서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우리의 원천기술을 국제표준특허로 만드는 지원방안을 마련해 만성적인 기술무역 적자를 해소하겠다고 한다. 우리나라 유효특허 보유건수가 세계 4위에 이르고 있지만 말 그대로 돈이 되는 원천기술이 부족해 기술수출액보다 기술도입액이 두배나 많다. 2007년 기술도입액이 51억달러였는데 이 중 특허료 비중이 22억달러에 달했을 정도다. 정부는 연초 향후 3~10년 후 우리 경제를 견인할 17개 신성장동력을 선정한 데 이어 신성장동력 구현을 위한 R&D 분야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2007년 9,000억원에 불과했던 녹색기술 부문 R&D투자를 오는 2012년 2조원까지 확대하는 등 향후 4년간 6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제는 특허의 양을 늘리는 투자가 아닌 돈이 되는 강한 원천특허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에 집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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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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