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올 증권가 10대 뉴스

투자자들의 고통과 한숨을 뒤로한채 97년 증권시장이 마감됐다. 올 증시는 상장사들의 연쇄도산과 증권, 투신사 부도 등 증시사상 최악의 한 해였다. 일반 투자자들의 눈물을 가득담은 깡통계좌도 함께 늘어났다. 97년 증권가 10대 뉴스를 통해 지난 한해를 되돌아 본다.1.주가 대폭락 올해 종합주가지수는 6백53.79포인트로 출발해 3백76.31포인트로 마감됐다. 무려 2백77.48포인트(42.44%)나 하락한 것이다. 종합주가지수는 10년전 주가수준으로 돌아갔다. 2.투신사·증권사 부도 우리나라 금융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고려증권이 지난 12월5일 부도를 냈다. 종금사들의 영업정지와 부실은행의 폐쇄여부로 촉각을 세우고 있을 때 고려증권이 부도를 냄으로써 금융권중 가장 약한 고리인 증권산업이 제일 먼저 구조조정의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3.국제통화기금(IMF) 지난 10월부터 몰아닥친 환율급등과 외환위기 한파를 견디지 못하고 정부는 지난 12월3일 IMF에 정식으로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이후 주식시장은 IMF구제금융의 지원규모와 속도 등에 의해 급등락을 거듭하는 불안정한 장세가 전개됐다. 4.상장사 연쇄부도 정치권을 강타했던 한보철강 비리로 한보그룹이 몰락한 이후 재벌기업들이 연이어 무너졌다. 대농·삼미·진로·기아·해태·쌍방울·한라·청구그룹 등이 부도유예협약대상이 되거나 법정관리, 화의를 신청해 대마불사의 신화가 무색해졌다. 5.외국인한도 50%로 확대 지난 12월11일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가 26%에서 50%로 대폭 늘어나 주식시장이 사실상 완전 개방됐다. 1월부터는 55%로 확대됨에 따라 외국인에 의한 국내기업 M&A가 현안으로 부상됐다. 6.채권시장 완전개방 지난 23일 단기회사채와 특수채, 금융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추가로 허용, 채권시장이 전면 개방됐다. 아직까지 투자자금 유입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경우 빠른 속도로 자금이 유입돼 주식시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7.관리종목 편입 사상최대 한계기업이 무더기로 도산하면서 관리종목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백14개사가 법정관리 또는 화의를 신청, 관리종목으로 전락했다. 관리종목수는 지난 90년 1개, 91년 13개, 92년 20개, 93년과 94년 각 8개, 95년 5개, 96년 8개에 불과했었다. 8.환율 2천원 돌파·금리 30%대 진입 은행보증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지난 12월22일 연 30%로 치솟았다. 23일에는 채권수익률이 연 31.11%를 기록, 사상최고치를 돌파했으며 이날 환율도 달러당 1천9백62원으로 마감됐다. 9.담보부족·깡통계좌 속출 지난 7월말 주가지수가 7백20포인트였을 때 담보부족계좌는 2천8백70개, 담보부족금액은 77억원에 불과했다. 깡통계좌수도 1백51개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12월24일 현재 담보부족계좌는 무려 2만3천2백55개, 담부보족금액만 3천1백19억원에 달했다. 10.주가지수옵션시장 개설 지난 7월7일 주가지수옵션시장이 개설됐다. 주가지수선물시장에 이어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파생상품 시대가 열린 것이다. 초기에는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주식시장 침체로 대체투자수단으로 부각되면서 일반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해 거래가 활기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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