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 한국어 배우기 열풍 올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작년보다 51% 늘어파리·파라과이·미얀마등 15곳선 첫 시험 실시도전문가 “복잡한 단계 없애고 시험 횟수 늘려야” 호치민(베트남)ㆍ베이찡(중국)=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관련기사 한국 회사 취업이 최대목표 “해외 한국학교는 한국어 교육 산실” 미국의 레어드 다이아몬드란 학자가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독창성이며 기호 배합이 가장 효율적인 문자(디스커버리,1994년 6월호)’라고 극찬했던 한글이 전세계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한류(韓流) 바람으로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에서는 한국의 드라마, 영화, 연예인들에 대한 인기 못지 않게 한글과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다. 한국 문화와 한국인들에 대한 관심이 이제는 한국인들의 의사소통 도구인 한국어와 한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폭발적 증가=지난 24~2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이 전세계 25개국 62개 지역에서 실시한 ‘제9회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는 총 2만6,569명이 응시해 지난해 응시자 수 1만7,545명에 비해 51%나 증가했다. 중국에서는 6,002명이 응시원서를 내 지난해보다 두배이상 늘어난 119%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베트남 역시 지난해보다 지원자 수가 94%나 늘었다. 몽골과 태국도 지난해보다 응시자가 각각 68%, 61%씩 증가했다. 그동안 시험이 없었던 타이완, 필리핀,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아시아 6개국과 멀리 남미의 파라과이, 아르헨티나는 물론, 유럽의 한 복판인 파리 등 9개 지역에서도 올해 처음 한국어 능력시험이 실시되었다. 응시자 수는 도쿄, 요코하마 등 19개 지역에서 시험을 실시하는 일본이 지난해보다 29% 증가한 7,981명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응시자가 크게 는 것은 국내 유학을 희망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능력 검증을 요구하는 대학이 많아졌고, 국내 기업에 취업하려는 외국인들 역시 고용허가제 실시에 따라 자신의 한국어 실력을 공인된 기관을 통해 입증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 어휘, 문법 등 4개영역에서 6단계 평가=한국어능력시험은 97년 10월 해외 동포가 많은 일본, 미국 등에서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과 교포 2세등에게 한국어의 학습방향을 제시하고 한국어 사용능력을 측정ㆍ평가하기 위해 처음 도입되었다. 당시엔 4개국 14개지역에서 고작 2,274명이 응시하였으나 9회째를 맞는 올해는 무려 10배이상이나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뤘다. 도입 초기에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시험을 주관했으나 제3회 시험부터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맡고 있다. 시험 시행은 현지 사정에 따라 한국대사관(총영사관), 한국교육원, 한국학교 등이 담당한다. 수험생이 응시할 수 있는 등급은 초급(1~2급), 중급(3~4급), 고급(5~6급) 등 6등급으로 구분되며, 평가영역은 어휘ㆍ문법, 쓰기, 듣기, 읽기 등 4개 영역이다. 각 영역별 100점 만점에 총 400점 만점이며, 3시간에 걸쳐 영역별로 20~30문항에 답해야 한다. 영역별로 40점 이상을 득점하고, 전영역 평균성적이 60점 이상이면 합격된다. 올해 시험의 합격자 발표는 오는 11월 1일이며, 1~2주일내 각 지역 시험시행처를 통해 통보된다. ◇ 복잡한 단계 구분 없애고 시험 횟수 늘려야=현재 한국어 능력시험에 대해서는 응시지역별로 다양한 반응을 나타낸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나 남미 지역의 시험 응시자들은 시험문제가 매우 까다롭고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특히 ‘있다고 하니’ ‘있더라도’ ‘있긴 하지만’ 등 복잡한 어미변화에 대해서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쓰기 문제의 경우 막상 4개의 설문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문제이면서도 다른 유형과 구분해 구태여 ‘쓰기’라고 이름붙인 것도 의아스럽게 생각한다. 반면 중국 등 한국과 지리적, 역사적으로 가깝고 한국어 학과가 잘 개설돼 있는 지역의 응시자들은 한국어의 복잡한 어미 변화에 대해서도 한껏 자신감을 나타낸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재 6등급으로 구분돼 있는 검정 단계를 토익이나 토플처럼 하나로 통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하나의 문제지로 다같이 시험을 보되 사후적으로 응시자의 시험 점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면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1,3,5등급은 오전, 2,4,6등급은 오후로 시험시간대가 나눠져 있어 3,4등급을 신청한 응시자는 하루 종일 시험장 주변에 대기해야 하는 불편도 해소될 수 있다. 중국 주중대사관의 임대호 교육관은 “자기 실력을 알아 보기 위해 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에게 1~6등급중 어느 한 곳을 꼭 집어 선택해 시험을 보라고 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매년 시험 응시자가 늘고 있는 현실을 감안, 현재 연 1회 실시하고 있는 시험을 2~3회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입력시간 : 2005/10/05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