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제의 책] 男과 女, 은폐된 성적계약

캐럴 페이트만 지음, "여성이여, 예속에서 벗어나라"책 표지에 한 쌍의 남녀가 나누는 뜨거운 애무. 예상대로 이 책은 성(性ㆍSex)을 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달콤함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오히려 쓰다. "남녀의 관계는 예속"이라는 다소 심각한 주장을 담고 있다. 저자 캐럴 페이트만은 역사 속에서 은폐되어온 성적 계약의 고찰을 통해 근대 정치이론의 재해석을 시도한다. 근대 이후 시민사회의 토대가 된 사회계약론은 남성적인 질서와 남성적인 연대를 구성하는 원리이며, 여성에 대한 성적 지배 논리에 지나지 않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 남성은 결혼을 통해 여성을 소유하고, 고용계약 역시 철저한 여성의 희생 위에 서 있으며, 남성들은 매춘계약을 통해 여성의 신체에 제약 없이 접근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성들에게 "남성과 동등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며 "남성에 의한 예속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한다. 남성들간의 권력관계는 물론, 남성과 여성의 권력관계를 해체하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페이트만의 페미니즘이요, 민주주의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