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10월 14일] 논의는 않고 비난만 하는 북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한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북한이 가장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는 내용 중 하나는 “이명박 정부가 남북한 정상 간에 합의한 ‘6ㆍ15공동선언’ 및 ‘2007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들을 무시하면서 ‘1991년 남북한 기본합의서’ 실천만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정권교체 후 지난 정권의 정책들을 얼마든지 수정ㆍ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좌파 정권들이 합의한 두 남북 정상합의사항들의 실천을 달갑게 여기지 않으면서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을 남북관계의 기본정신으로 삼고자 했다.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대북정책을 채택한 이유는 첫째, 지난 1991년에 남북한 간에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는 남한이 북한에 대해 굴종적인 태도가 아닌 당당한 태도를 취하면서 합의한 내용이다. 본 합의내용은 상대체제 인정ㆍ존중, 내부문제 불간섭, 군사정전협정 준수, 무력불사용 및 불가침, 남북정치분과위ㆍ군사공동위 구성, 군사직통전화 운영, 남북자유왕래 접촉 실현, 이산가족 왕래ㆍ상봉 실시, 철도ㆍ도로 연결 및 해로ㆍ항로 건설 등 중요한 핵심사항들을 치밀하게 담고 있는 대단히 합리적인 내용이다. 사실상 본 기본합의서만 성실하게 이행이 되면 남북한 간에는 더 이상 별도의 합의사항들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합리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2000년 남북한 정상 간에 합의한 ‘6ㆍ15공동선언’ 합의사항을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 혹은 ‘자주’를 강조하면서 실은 반미운동ㆍ주한미군철수 등을 위해 악용했고 ▦‘남측의 연합제’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 통일을 강조하면서 실은 연방제 통일 방안으로 몰고 갔으며 ▦비전향장기수 63명만을 데려가고 남한에서 납북한 납북자라든가 국군포로는 단 한명도 남송(南送)하지 않는 등 결국은 북한이 경제적 실리추구와 연방제 통일 역량 강화를 위해 이용만 하고 있다는 국민적인 비판들이 있어왔다. 이런 잘못된 점을 시정ㆍ보완하기 위함이었다. 셋째, ‘2007 남북정상회담’은 ‘공동어로수역’ ‘서해평화특별지대’ 설치 합의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북방한계선(NLL) 무력화를 위한 사술적인 내용으로 이해하고 있었고 당시 남북한 간의 핵심 의제인 북핵 폐기, 북한 인권문제, 북한의 군사제일주의 포기, 전쟁 배상 및 책임 문제 등은 언급 자체를 하지 않은 회담이었다. 소위 대못질 대북지원약속 (대북경협지원금은 최소 50조원으로 언론보도:해주~개성 고속도로 건설(6,000억원), 개성~평산 철도 개보수(2,900억원), 개성공단2단계 개발(13조6,640원), 도로ㆍ철도 사회간접자본(SOC)건설(14조114억원); 해주특구 개발(20조원)) 등을 합의한 좌파 정권의 비합리적인 지원약속에 대해 많은 국민들의 혹독한 비판들이 있었고 이러한 비판들을 수용해 ‘2007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 실천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남북한 정상 간에는 좌파 정권 통치기간 중 합의한 두 합의사항 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7ㆍ4공동성명’,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한반도비핵화선언’ ‘남북기본합의서’ 등이 있다. 이러한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사항들을 실천하지 않는 측은 오히려 북한이다. 7월11일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정상회담 합의사항 실천문제와 관련, 북측에 대해 “7ㆍ4공동성명, 한반도 비핵화선언, 기본합의서, 6ㆍ15공동선언, 2007정상회담 등 남북정상 간 합의한 모든 합의사항 실천문제를 논의하자”는 제의를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순간까지 이에 대한 답을 회피한 채 계속 남한의 이명박 정부가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일방적인 비난만 하고 있다. 북한은 비합리적인 비난을 멈추고 그동안 남북 정상 간에 합의된 모든 합의사항의 실천문제를 논의하는 테이블로 나와 진지한 토의를 해야만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