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ㆍ바이크 전문회사인 일본 스즈키(SUZUKI)의 80세 현역 CEO인 스즈키 오사무(鈴木修) 회장이 쓴 경영 에세이다. 그간 토요타, 닛산, 혼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스즈키는 최근 홀로 독주하며 숨겨진 가치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스즈키는 글로벌 경제위기, 자동차 시장 장기불황, 토요타 쇼크라는 악재 속에서도 2009년 연매출 36조원, 일본자동차 영업이익률 1위에 올랐고 일본 빅4 자동차회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2008년 12월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자 스즈키 오사무 회장이 경영일선에 긴급 투입된다. 이때 나이 78세. 회장으로 물러난지 8년 만에 대표 겸임으로 다시 사령탑에 복귀한 것이다. "스즈키는 지난 30년간 끊임없이 성장만 해왔기 때문에 사내에는 안주하는 분위기가 깊숙이 배어 있다. 결자해지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내가 바로잡을 수밖에 없다." 이런 취임일성을 남긴 저자는 실제로 채 1년도 되지 않아 2009년 스즈키의 장부를 건실하게 바꿔놓았다. 이 책은 시골 중소기업에서 글로벌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하기까지 스즈키의 역사와 입사 50년, 사장으로 30여년 간 활약했던 스즈키 오사무 회장의 역사를 담았다. 1930년생인 저자는 추오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은행에서 근무하다 2대 사장인 스즈키 ?조의 사위가 되면서 1958년 스즈키 자동차공업에 입사한다. 1977년 창업자인 스즈키 미치오와 2대 회장인 스즈키 조, 3대 회장인 스즈키 지츠지로 등이 잇따라 물러나면서 1978년 6월 4대 사장에 취임한다. 그는 갑자기 회사의 운명을 짊어져야 됐던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내게 30년 후의 스즈키를 생각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오로지 시행착오만 있었을 뿐이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는 이후"우물을 파려면 맨 먼저 파야 된다"며 달러박스였던 미국 대신 인도를 택해 인도를 스즈키 왕국으로 만들었다. 겸손함도 무기다. 스스로 회사를 '중소기업'이라 표현하며 급성장을 경계한다. "빨리 성장하는 삼나무는 쉽게 부러지지만 일정한 마디를 지닌 대나무는 휘어질지언정 부러지는 법이 없다"며 승자의 딜레마를 조심한다. 저자는 일본 안팎이 흔들리고 경쟁업체들이 적자에 시달릴 때 왜 스즈키만 흔들리지 않고 흑자행진을 하고 있는지 생존전략과 성공비결을 전한다.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