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의 대화를 노사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회사의 장래와 미래로 넓혀 투명한 경영을 했기 때문에 노사상생이 가능했습니다"(이성재 노조위원장)
"회사의 의지와 사업을 충분히 이해하는 노조와 함께 일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닉 라일리 사장)
16일 GM대우차 해고자 전원 복직을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장에서 노사 대표는노사상생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서로에게 공을 돌리며 이렇게 설명했다.
1990년대만 해도 노사 양측이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이른바 문제사업장이었던 대우차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GM대우 관계자는 "1960년대 우리나라 공업의 중심이었던 경인지역의 최대 공장이 대우차 공장이었기때문에 대우차 노조는 당시 한국 노동운동을 이끌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상당히 강경했다"고 말했다.
물론 사측도 노조에 대해 강경 일변도로 대응하고 과거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에서 보듯 불투명한 경영으로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 측면이 있었다.
끊임없이 반복되던 갈등을 해소하고 노사가 손을 맞잡기까지는 양측 모두의 노력이 필요했다.
우선 회사가 쓰러지고 동료들이 해고되는 상황을 경험한 노조가 먼저 투쟁일변도의 정책을 버렸다.
이성재 위원장은 "삶의 터전을 어렵게 하거나 우리들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데 투쟁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GM대우에 인수된 뒤 라일리 사장을 비롯한 사측의 노조에 대한 전향적인태도변화도 상생에 큰 몫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노사관계의 열쇠는 사측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라일리 사장이 말뿐아니라 행동으로 노사간 파트너십과 신뢰 형성에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이성재 위원장의 말처럼 라일리 사장은 2002년 10월 대우차 인수 이후 노조와의스킨십을 강화하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해왔다.
라일리 사장은 "노조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임금과 복지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숨기지 않고 설명하고 장기적 고용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라일리 사장은 국내에 머무는 동안에는 한달에도 수 차례씩 노조위원장과직접 만나 회사의 중요사안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노사상생을 바탕으로 GM대우는 2002년 41만1천573대에 불과했던 판매대수를 작년 115만7천857대로 끌어올렸고 당초 예상보다 1년 빠른 작년에 첫 흑자를달성, 647억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GM대우는 올해 작년보다 30% 증가한 15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GM대우 노조는 올해 경영참여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성재 위원장은 기자회견 뒤 기자와 만나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노사상생을 가속화하기 위해 노조의 이사회 참여를 이번 임단협에서 요구할 수도 있다"고말했다.
GM대우 관계자는 "노측이 정식 제안해오면 그때 검토할 사항"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사측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GM대우 노사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