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업체 영조주택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자금난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사업 성과가 좋지 않다면 최악의 경우 경영권이 넘어갈 수도 있어 위기감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영조주택은 25일 대한전선그룹과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6,68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분출자 방식이 아닌 순수 투자목적으로 주택건설업체에 투입하는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금융투자 내역을 보면 대한전선은 영조주택에 총 2,030억원의 자금을 대여하기로 했고 영조주택은 이 금액 중 1,000억원은 대한전선에 납부하지 못한 시흥 공장부지 잔여 매입 대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또 대한전선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양금속은 영조주택이 갖고 있는 부산 신호지구 부지(7만평) 소유권을 국민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 13곳으로부터 100억원의 웃돈을 주고 2,1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밖에 영조주택은 대한전선이 중심이 된 금융권으로부터 총 2,250억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순차적으로 받기로 했다.
영조주택은 투자금액을 대한전선그룹과 함께 공동으로 나눌 계획이며 앞으로 이자부담 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에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대한전선은 ㈜영조주택 발행주식의 100%, 윤호원 회장 등의 연대보증을 제공받았다. 또 부산퀸덤, 시흥공장부지개발, 죽전 타운하우스에 대한 개발권을 담보로 확보했고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한 수익 중 2,200억원에 대한 우선권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대한전선이 영조주택의 수익에 대한 우선권을 갖고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영조주택의 지분 전체를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전선이 영조주택의 지분을 연대보증 형태로 확보했다는 게 핵심”이라며 “영조주택이 부산 등의 아파트 분양에 실패해 자금난이 심화될 경우 영조주택의 경영권이 대한전선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조주택은 부산 명지ㆍ신호지구에서 1만여가구의 퀸덤단지 조성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하반기 명지지구(3차)와 신호지구에서 4,000여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