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변동성 심한 장세 속에 연말 배당시즌이 다가오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는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높은 배당은 물론 우호적인 시장환경을 토대로 한 성장 잠재력까지 더해진 종목이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고배당과 성장성을 두루 갖춰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볼매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700여 상장사들의 지난해 시가배당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여행·교육·제약·증권 관련 종목이 2~5%대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평균 시가배당 수익률 1.0%, 코스닥 상장사 0.71%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이들 종목은 높은 배당성향과 더불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신약 개발, 초저금리 기조에 따른 실적 개선 등의 수혜까지 더해질 것으로 보여 유망주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모두투어(080160)(2.18%)·세중(039310)(2.28%)·GKL(114090)(2.92%)·강원랜드(035250)(2.36%) 등 여행·카지노 관련업종의 대표주들은 지난해 모두 2%가 넘는 시가배당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업종은 매년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 열풍에 한중 FTA 타결이라는 새로운 호재까지 더해지면서 적지 않은 수혜가 예상된다. 여행업계에서는 한중 FTA 타결로 미국·일본·독일 등 3개국 여행사에만 허용했던 중국인의 해외여행 업무가 한국에도 개방돼 국내 여행사들이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왕성한 구매력을 과시하는 '유커'의 한국 방문이 늘어나면 GKL·강원랜드 등 카지노 관련주들의 실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약개발과 미용 의료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제약주들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경동제약(011040)(4.43%)·부광약품(003000)(3.32%)·삼진제약(005500)(2.77%)·환인제약(016580)(2.38%) 등은 지난해 최대 4%가 넘는 시가배당 수익률을 기록해 더욱 기대가 크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으로 외형성장을 하는 경동제약은 보유현금이 많은데다 현금창출 능력도 높은 만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동제약은 내년부터 일본에 항혈전제 복제약 원료를 수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경정신계 질환 치료제를 취급하는 환인제약은 우울증 및 치매 관련 제약시장의 높은 성장에 따른 수혜와 더불어 최근 미용 의료시장까지 진출하며 올 3·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2%나 급증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증권주에 대한 투자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로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평가처분이익이 증가한데다 주가연계증권(ELS)·환매조건부채권(RP) 등의 판매가 늘어나 국내 59개 증권사의 3·4분기 순이익은 총 8,145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94.8%나 급증했다. 원재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추세가 계속되면 채권운용 부문 등에서 증권사의 수익은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실적 상승에 따른 배당에 기대를 걸 만하다"고 말했다. 특히 유화증권(003460)(5%)·메리츠종금(4%)·한양증권(001750)(3.9%)·대신증권(2.55%) 등 지난해 시가배당 수익률이 높았던 종목들은 올해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한국 특유의 교육열에 힘입어 실적이 급성장하면서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교육 관련주들도 또 다른 매력주로 꼽힌다. 외국어교육 전문업체 YBM시사닷컴의 지난해 시가배당 수익률은 5.52%였고 디지털대성(4.1%)·청담러닝(3.57%)·능률교육(3.37%)·대교(2.88%)·메가스터디(2.57%) 등도 시장 평균을 뛰어넘는 배당수익률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