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축머리를 착각하다

제2보(20~30)



윤준상의 백20이 강수였다. 이세돌은 이 수를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거대한 것은 참고도1의 백1이었으며 그때 흑2로 습격하는 수가 있어서 백의 고전이 될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흑8로 빠져나오는 축머리에 우상귀의 흑돌이 기다리고 있는 마당이므로 이 전투는 어떻게 변화되든 흑이 유망하다. "이세돌이 축머리를 착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놀라운 일이지요."(김승준9단) "무슨 얘기야. 축머리는 흑이 유리하잖아."(필자) "그 축 얘기가 아니에요."(김승준) 실전보의 백26까지 진행된 시점에서 흑이 백 한점을 축으로 잡지 못하고 흑27로 둘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얘기의 초점이었다. 이 축머리를 이세돌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복기때 이세돌은 말했다. "창피한 얘기지만 이 축머리를 착각했다. 백이 20으로 막는 수가 성립된다면 애초에 흑이 대사백변의 정석을 펼친 것 자체가 무리였다." 참고도1의 백5로 참고도2의 백5에 두는 변화는 어떻게 되는가. 그때는 흑6 이하 흑12로 회돌이를 쳐서 백이 고스란히 잡힌다. 백13다음에 흑은 물론 6의 자리에 먹여친다. 몇합 싸우지도 않은 상태에서 윤준상은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윤준상은 이 결정적인 찬스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착을 두고 만다. 백30으로 호구친 이 수가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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