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사자성어로 본 은행권 새해 각오는, 풍림화산·제하분주…

홍곡지지<鴻鵠之志>등 내실경영·도약 의지 담아

올해 은행권은 기로에 서 있다. 우선 인수합병(M&A)을 통한 새 판 짜기가 초읽기에 들어간데다 금융당국의 건전성 강화 및 금융소비자 보호책 등 각종 규제방안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또 우리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출구전략 시행의 여파가 어디로 튈지도 미지수다. 이 때문에 올해 각 은행들은 메가뱅크로 도약할지, 중위권 그룹에 머물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험난한 경영환경을 앞두고 올해 은행권의 전략은 무엇일까. 이는 각 수장들의 신년사 사자성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올해 은행권은 수익성 확보, 핵심고객 유치 등 내실경영에 주력하면서도 M&A 등을 통해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눈앞으로 다가온 은행대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비장한 결의도 곳곳에 묻어난다. 강정원 KB금융지주 부회장의 올해 사자성어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풍림화산(風林火山)'이다. 그는 4일 신년사를 통해 "들판을 가로지르는 바람처럼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도 있고 고요한 숲처럼 조용하기도 하며 뜨거운 불길처럼 맹렬하거나 큰 산처럼 묵중해야 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임직원에게 적을 치러 가려고 배를 탄 후 물을 건너고 나면 그 배를 태워버리는 '제하분주(濟河焚舟)'의 비장한 각오를 주문했다. 신 사장은 "올해 금융권은 규제환경의 질적인 변화와 경쟁구도의 재편, 녹색금융의 활성화 등으로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변혁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부환경이 불투명할수록 고객만족, 공익성 확보 등 금융기관의 기본에 충실하라는 주문도 많았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선한 일을 많이 한 집안에는 기쁨이 넘친다'의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을 인용해 "우리의 이웃과 사회를 더 따뜻하게 만드는 은행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 역시 "올해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따라 영업의 기회를 발굴하고 새로운 고객 유치에 나서자"며 경영 키워드로 고객만족경영을 꼽았다. 우리금융이나 국책은행의 경우 민영화와 국가 경제 기여 등에 대한 의지를 사자성어에 담았다.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본 토대인 민영화를 적극 지원하고 금융산업 재편에 대응해야 한다"며 조직의 근본적인 혁신을 통한 '원 두(One Do) 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올해는 세계 20위권의 글로벌 기업금융전문투자은행(CIB)이라는 글로벌 금융명가로 우뚝 서기 위한 10년 계획을 이행해가는 첫해"라며 원대한 미래를 설계하자라는 뜻의 '홍곡지지(鴻鵠之志)'를 제시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단점은 버리고 장점은 취한다'는 뜻의 '사단취장(捨短取長)'을 통해 예전부터 강한 중소기업 부문 금융을 더 잘 하되 취약한 개인금융을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김동수 수출입은행장은 "국가전략산업 지원을 통한 고용 창출형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고생을 무릅쓰고 부지런히 노력하는 '각고면려(刻苦勉勵)'의 자세로 업무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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