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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취업시장에 빙하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취업자 수는 43만여 명이었으나 내년에는 이에 크게 못 미치는 28만 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신입 구직자들의 취업난뿐 아니라 베이비붐 세대인 50~60대들의 일자리도 함께 위협 받고 있다는 점이다. 직장에서 밀려난 중·장년층들의 경우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경기가 불안하고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 소비가 위축돼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부 대기업들이 최근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어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는 20~30대 경력직들도 내년에 취업시장으로 대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력직과 신입직이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입보다 경력직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기업 추세를 감안한다면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층 취업은 지난 외환위기 때만큼 극심해 질 것으로 보인다.
눈 앞에 닥친 취업 빙하기에 살아 남는 전략을 취업포털 잡코리아(www.jobkorea.co.kr)의 조언으로 알아본다.
◇스펙 쌓느라 구직 기간 길어지면 안 돼=취업시장이 꽁꽁 얼어 붙는 상황에서 신입 구직자들이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구직 기간을 길게 가져 가는 것은 금물이다. 토익 책만 들여다 보고 있는 것보다는 우선 일 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는 말이다.
구직 활동은 대세를 읽는 정확한 판단을 바탕으로 타이밍을 포착하지 않으면 결국 실패와 좌절의 연속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무작정 취업시장이 어렵다고 해서 취업시기를 늦추는 것은 오히려 장기적인 실직 상태를 가져올 수 있다.
실제 기업들은 구직활동 기간이 1년이 넘은 구직자들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며 경기가 불안할 때는 이 같은 추세가 더욱 짙어진다.
대학원에 입학해 소속만 걸어둔 채 취업 기회를 타진하는 경우에도 도피식 진학이 아닌, 취업 이후의 목표가 담긴 과녁을 조준한 진학이 돼야 한다.
빙하기가 끝나면 해빙기가 오게 마련이다. 국내 취업시장이 다시 밝아졌을 때 그 동안 쌓은 능력을 바탕으로 더 나은 곳으로 이직을 노려 보면 된다.
잡코리아 사업본부의 최창호 본부장은 "뽑아놓고 가르치는 방식이 아닌 세공된 완성품을 원하는 것이 요즘 기업들의 추세"라고 설명했다.
눈높이를 낮췄는데도 별 다른 수가 보이지 않을 때는 인턴이나 계약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인턴을 통해 능력을 인정 받으면 자연스레 정규직으로 연결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직장을 옮길 때도 경력 사항의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비정규직 채용 역시 마찬가지다. 고용 불안을 이유로 무작정 비정규직 일자리를 회피할 것이 아니라 고용상황이 좋아져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시기를 기다리며 묵묵히 칼을 가는 자세도 필요하다.
◇문어발식 지원은 금물=최근 온라인 입사지원이 보편화 되면서 예전처럼 일일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손으로 직접 쓰고 우편으로 보낼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입사 절차가 간편해지면서 일단 넣고 보는 식의 문어발 지원자들이 늘어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공채가 시작되는 봄·가을 시즌에 무분별하게 여러 기업에 입사지원을 할 경우 일찍 취업포기 상태에 빠져 자신감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낚싯대 10대를 걸쳐놓는다고 해서 모든 낚싯대에 고기가 다 물리는 것은 아닌 것처럼 취업도 무작정 지원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최 본부장은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경영 여건이 불투명해지면 기업들은 제일 먼저 고용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취업 스펙을 많이 쌓는다고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시기에는 남들도 다 가지고 있는 스펙 수준을 맞추려 노력하기보다 지원하고자 하는 직종과 기업을 제한적으로 선택해 그 기업이 요구하는 핵심 스펙 1~2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무엇이든 하겠다'는 표현 지양해야=취업 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 하단에 '무엇이든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문장을 많이 쓴다.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물론 자신의 의욕과 적극성을 알리려는 의도이지만 기업이 볼 때 이 말은 '확실한 장기는 없다'는 말과 동의어일 뿐이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분야의 구체적인 계획이나 향후 업무에 대한 의지를 어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취업 3종 세트' '취업 5종 세트' 등 구직자들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무작정 믿으며 공모전이나 사회 봉사 활동 등에 지나치게 주력하는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과정이 자신이 꿈 꾸고 그리는 미래의 목표에 다가가는 통로가 돼줄 수 있는가를 끊임 없이 되새기는 일이다. 다른 어느 때보다 단 기간에 선택과 집중을 요하는 시기가 바로 취업 빙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