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금융사에 당근… 엑소더스 막는다

금감원 규제완화책 등 마련

외국계 금융회사가 줄지어 국내시장에서 철수하자 금융감독원이 외국계 금융회사 관계자들과 최근 긴급회동을 열어 관련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외국계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완화와 함께 국내 금융사에 비해 규모가 작은 외국사들이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당근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HSBC 서울지점의 소매금융 폐쇄 등과 맞물려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이탈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적극 대응에 나섰다.


금감원은 우선 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을 비롯해 철수의사를 밝힌 골드만삭스자산운용ㆍING생명ㆍ우리아비바생명 관계자과 회동해 한국 시장에서 영업이 힘든 점 등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수익성 저하로, ING생명이나 우리아비바생명은 본사 구조조정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쪽 금융회사가 아시아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한국도 대상이 되고 있다"며 "국내 감독규제 가운데 불필요한 부분을 완화함으로써 외국계 금융회사의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우선 국내 금융회사에 비해 몸집이 작은 외국계에는 완화한 규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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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회사마다 총괄책임자를 두도록 할 방침이지만 규모가 작은 외은 지점의 경우 이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규모와 직원현황에 따라 일정 기준 이하의 금융회사는 기존 경영진이 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양한 당근책도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다양한 운용사의 펀드를 한자리에서 파는 '펀드 슈퍼마켓'을 도입할 경우 국내의 대형 자산운용사가 독점하는 것을 방지하기로 했다. 한 회사가 취득 가능한 지분수준을 제한하고 특정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펀드판매인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이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으로 국내 금융회사의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외국계 회사는 어려움이 더할 수 있다"면서 "다만 선진국 금융회사가 빠져나가는 대신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국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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