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황우석 사단'의 힘은 '탄탄한네트워크' 성공밑거름

'독불장군식' 관례 깨고 국내외 긴밀한 연계<br>인력'적재적소'배치·전문분야 협업도 한몫


난치병 환자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배양, 개 복제, 광우병 내성소 등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최근 잇따른 성공은 연구인력의 ‘적재적소(適材適所)’ 배치와 국내외를 망라하는 네트워크의 승리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분야는 크게 배아줄기세포, 무균돼지 생산 등 이종간 장기이식, 광우병 내성소 등 질병저항동물 등 모두 3개 분야로 볼 수 있다. 황 교수가 지휘하는 이른바 ‘황우석 사단’은 이 같은 분야에서 서울대 수의생물공학연구실 연구진과 함께 글로벌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성공을 일궈왔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독불장군식(式)’ 문화가 여전한 국내 과학계에서 이례적인 현상이다. 황우석 사단의 핵심은 서울대 수의대 연구진이다. 이들은 황 교수와 수년 전부터 동고동락해 온 ‘직할부대’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 관악캠퍼스 85동 황 교수의 수의학과 수의생물공학연구실에는 교수 3명을 포함, 석ㆍ박사급 모두 60여명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의학과 이병천 교수와 농생명공학부 이창규 교수가 질병저항동물 생산 및 이종간 장기이식 분야를 맡고 수의학과 강성근 교수는 줄기세포 분야를 이끌고 있다. 최근 ‘개 복제 프로젝트’성공으로 일약 주목을 받은 이병천 교수는 지난 87년 수의학과 졸업과 동시에 황 교수팀에 합류한 창단멤버에 속한다. 이 교수는 93년 국내 최초 시험관 송아지 및 99년 체세포복제 송아지 ‘영롱이’ 등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연구실 살림도 꾸려나가고 있다. 강성근 교수는 지난 2002년 황 교수팀에 합류한 뒤 특정 형질을 갖는 동물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DNA에 있는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는 ‘녹아웃 기법’의 권위자인 그는 세계최초 광우병 내성 복제소 및 장기이식용 무균돼지를 잇따라 생산해 냈다. 황 교수팀의 성공 요인에는 이들 직할그룹 외에도 임상교수 및 세포생리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부 협조그룹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 인물로는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인 안규리 박사. 황 교수가 그를 직접 지목하며 “앞으로 연구방향을 쥐고 흔들 인물”이라고 말한바 있는 차세대 핵심이다. 면역학 전문가인 안 교수가 황 교수팀에 합류한 것은 지난 2002년.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난치병 치료라는 최종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장기이식 후 면역거부반응을 없애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안 교수가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숨은 공로자인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문신용 교수는 이들 연구팀을 큰 틀에서 조정, 관리하고 있다.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과 김선종 박사, 한양대병원 황정혜 교수 등은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불임치료를 통해 얻은 줄기세포 추출에 관한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또 한양대병원 해부세포생물학실 윤현수 교수, 고려대 생명유전공학부 김종훈 교수 등은 줄기세포 분화ㆍ배양 연구에서 일익을 담당한다. 가톨릭의대 신경외과 전신수 교수,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영태ㆍ이정렬 교수 등은 임상분야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 황우석 교수가 잇단 업적을 내놓으면서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도 점차 확대 강화하고 있다. 국제네트워크로는 줄기세포 연구가 대표적이지만 장기이식용 무균돼지나 광우병 내성소 검증도 공동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황 교수팀의 배아 줄기세포 ‘배양’기술이 세계최고이기는 하지만 분화 등 전반적인 줄기세포 기술은 미국의 60~70%에 불과하는 등 낮은 생명공학 수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일정정도의 국제 협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황 교수팀은 안전성ㆍ동물실험ㆍ임상시험 등 단계별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안전성 검증에는 줄기세포 유전적 결함 연구의 권위자인 영국 케임브리지대 로저 피더센 교수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시험 전 단계인 영장류 동물실험을 위해 미국 피츠버그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팀과 손을 잡았다. 원숭이 복제 연구를 위해 지난해 2명의 연구원을 피츠버그로 파견했으며 최근 섀튼 교수가 직접 방한, 황 교수와 공동연구를 협의하기도 했다. 줄기세포 이식치료가 가장 먼저 이뤄질 분야는 치매ㆍ척수손상ㆍ루게릭병 등 신경질환과 당뇨병 등이 꼽힌다. 신경질환 임상시험을 위해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가 눈의 띈다. 황 교수팀이 먼저 루게릭병 환자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면 윌머트팀은 이식연구를 하는 방식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경세포 연구 권위자인 미국 뉴욕의 슬로언ㆍ캐터링 암연구센터의 로렌스 스투더 박사와도 알츠하이머 등에 대한 공동연구가 추진중이다. 아울러 황 교수가 10월 설립의사를 밝힌 ‘줄기세포 세계은행’이 가시화될 경우 현재 배아줄기세포은행을 운영하고 있는 영국ㆍ미국 등 해외 연구기관과의 연계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이외에 지난 2003?무균돼지 체세포를 기증, 황 교수팀이 무균돼지를 배양할 수 있도록 한 미국 시카고의대 김윤범 교수도 적극적인 지지자다. 또 일본 쓰쿠바대학의 동물위생고도연구실에 국내 광우병 내성 소를 파견, 검증 중인 것도 중요한 공동연구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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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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