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중국 공장 미국 가다


1990년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산업구조를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인건비 부담이 큰 제조업 대신 정보기술(IT)과 금융으로 대표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키우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제조업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렸다. 업무 일부를 해외로 이전시키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에 나선 것이다. 중국은 값싼 노동력에 더해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외국 공장을 빨아들였다. 이때부터 중국이 이른바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다.


공장이 떠난 선진국에서는 일자리가 줄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은 실업자가 됐고 돈을 벌지 못하니 소비를 줄여야 했다. 선진국이 자기 땅에서 사라진 제조업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사이 중국에서는 근로자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2000~2013년 중국 근로자의 임금은 연평균 11.4%씩 상승했다. 중국이 경제성장의 축을 수출에서 내수로 바꾼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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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노동력이라는 말이 중국에서 사라진 뒤에는 선진국 제조업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리쇼어링(reshoring)이 벌어졌다. 미국의 경우 애플이 지난해 중국에 있던 맥컴퓨터 공장을 텍사스주로 이전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월풀·캐터필러·오티스·포드 등 인지도 높은 기업이 자국으로 속속 유턴하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해외로 나간 미국 기업의 공장 유턴 사례는 150건이 넘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3일 리쇼어링에서 한술 더 떠 이제는 중국 제조업이 자국의 고임금을 감당 못해 미국으로 오프쇼어링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계산한 세계 주요 25개국의 제조업 생산비용을 보면 2014년 미국의 생산비용을 100으로 볼 때 중국이 96까지 올라왔다. 인건비만 놓고 보면 차이가 없다. 나머지 제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저렴한 원자재 및 연료비 등은 중국에 없는 미국만의 매력이다. 역사는 돌고 도는 걸까. 격세지감이 밀려온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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