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구글 '두 토끼' 잡나

의결권 없는 제3의 주식 발행

M&A 실탄 마련·경영권 방어 위해 클래스C주식 유통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 주식분할을 통해 의결권이 전혀 없는 제3의 주식을 발행한다.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과 기술선점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업 인수합병(M&A)의 실탄 마련과 창업자의 경영권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구글은 시장에 거래되지 않은 채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보유한 클래스B 주식을 1대1로 분할한 클래스C 주식을 3일부터 시장에 유통시키기로 했다. 클래스B주가 여전히 비유통주로 남음에 따라 두 창업자의 구글 지배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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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거래되는 클래스A주는 주당 표결권이 1표이고 글래스C주는 표결권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반면 클래스B주는 주당 표결권이 10표여서 페이지와 브린은 확보한 15%의 지분만으로도 의결권 55.7%를 행사하게 된다. 이번 조치로 주식 호가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티커(약칭)도 바뀌어 A주는 새 명칭인 'GOOGL'을 쓰고 그간 사용해온 'GOOG'라는 명칭은 C주에 넘겼다. 마켓워치는 "칼 아이칸, 빌 애커먼, 댄 로엡 등 기업사냥꾼이 보유한 현금이 1,000억달러로 불어났다"며 "구글의 편법 주식분할은 M&A 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주식을 발행하면서도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구글은 지난 2012년 이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주들이 소송을 벌이자 C주 가격이 A주보다 떨어졌을 때 차액보전 등의 조건을 내걸고 지난해 말 합의했다.

산타클라라대 법학대학원의 스티븐 다이아몬드 교수는 "실리콘밸리의 내부자 자본주의 시대가 왔다"며 "페이스북·링크드인·옐프 등 후발 벤처창업자들도 (2년에 걸쳐 현실화한) 구글 사례를 모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차등의결권을 인정하는 뉴욕 증시 제도를 활용해 소수지분만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마크 저커버거 페이스북 창업자의 경우 지분 28%만으로 56%의 의결권을 갖고 있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역시 7%의 지분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 뉴욕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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