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7월 2일] 시니어들의 노하우와 노후(Know who)

가까운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다. 일본 열도 전체가 '2007년 문제'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영화 '딥임팩트'처럼 뒤숭숭했던 적이 있었다. 전 일본사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난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출생하고 평생 직장을 다닌 단카이 세대 1차년도 1947년생들의 집단 은퇴 문제였던 것이다. 노하우(know how)와 노후(know who)를 알고 있는 국가 경쟁력 집단이 한꺼번에 퇴장하게 되면 국가 경쟁력이 급격히 쇠퇴할 것이라는 것. 그 고민을 세 가지로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과연 후배들이 전부 다 전수했을까 하는 고민에 빠진 것이다. 단카이 세대 첫 은퇴자들은 바로 일본경제 성장의 중심 세력이었고 성장의 모든 노하우가 빼곡히 담긴 세대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상황. 수십년 동안 현장에서 쌓은 개인별 노하우를 어찌 모두 받아내는가의 고민이었다. 둘째는 단카이 세대가 은퇴한 후 다른 회사에 재취업할 경우 기업이 갖고 있던 노하우가 유출되는 최악의 경쟁 악화 상황이 발생할 것에 대한 우려. 아군이 적군으로 바뀌는 혼란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었다. 적군이 외국 경쟁기업이면 상황은 최악이다. 셋째는 노후 인력의 유출. 여기에서 노후는 노후(老朽)가 아닌 노후(know who)를 말한다. 업무 현장에서 30년 이상 보내며 끈끈하게 맺어진 인적 네트워크를 후임자에게 연결시켜준다고 해도 그간의 네트워크만큼 긴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베이비 붐 세대 집단 은퇴 시기인 '2010년 쇼크'를 제대로 인식하고 정부와 기업 스스로 나서서 수십년 쌓아온 노하우와 노후를 어떻게 더 적극적이고 장기적으로 활용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으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할 때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