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반기 빛낼 한국의 가치주] 불황에도 올 매출목표 25%나 늘려

남양유업… 든든한 현금 무기로 음료·생수사업 진출 亞시장 공략도 적극

유업계의 대표적인 ‘알짜’로 꼽히는 남양유업은 ‘역발상’ 경영으로 다른 기업체들의 경영난 속에서도 승승장구를 이뤄 왔다. 다른 기업들이 돈을 꾸느라 정신이 없던 97년 IMF 위기 당시 은행돈 80억원을 모두 상환하며 ‘무차입 경영’을 실현시켜 화제에 오르더니, 남들이 공장과 사옥을 팔고 허리띠를 조를 때 남양은 오히려 충남 천안시에 제4공장 부지 5만여평을 매입해 착공에 나섰다. 1,200억원 가량의 거금이 투입된 무인자동화 신공장은 외부 차입금 한 푼 없이 완전 사내유보금만으로 준공됐다. 현재 이 공장의 하루 원유 처리능력은 500톤. 단일 우유 공장으로는 세계적인 수준. 국내 유업계가 부도나 화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시기에 남양유업은 든든한 현금보유 능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도약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충남지사가 도의 간부 공무원들에게 남양유업의 경영기법을 벤치마킹해서 업무에 활용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는 일화를 반영하듯, 현재 남양유업 주식값은 30만원대로 국내 선두그룹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7,560억.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89억과 417억을 기록했다. 장기적인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1조원에 달한다. 이처럼 남양유업이 투자가 뿐 아니라 회사 경영과는 무관한 조직에서까지 높은 평가를 받으며 성과를 올리는 이유는 창업 이래 기본에 충실한 한우물 경영을 펼침으로서 묵묵히 유업계에서 발판을 닦아 온 성실 경영의 성과로 인식되고 있다. 탄탄한 재무구조와 현금 보유능력에도 불구하고 사옥 하나 없이 본사는 지금껏 세들어 살고 있고, 직원들의 업무량도 어느 기업 못지않게 빡빡할 정도로 저비용 고효율을 생활화시키는 회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40년 동안 키워 온 효자 제품의 저력이 있다. 국내에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분유 사업을 첫 개시한 기업이기도 한 남양유업의 분유와 이유식 시장점유율은 60%를 웃도는 수준. ‘아인슈타인’ 우유와 마시는 발효유 ‘불가리스’도 매출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 유가공 한 우물만 고집해 왔지만, 최근에는 급변하는 소비 패턴에 부응한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날로 다양해지는 먹거리 제품으로 인해 유업계의 성장이 벽에 부딪치자 냉장 유통망을 활용하는 음료사업을 과감히 펼치며 미래의 고부가가치 수익원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 올들어 미용관련 기능성 음료를 출시하고 이달 중에는 생수 시장에도 뛰어드는 등 유업계에서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남양유업이다. 올해 에상 매출은 1,500억원선. 분유와 이유식 부문에서도 제품 고급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장기 불황으로 인해 웅크리고 있지만, 남양유업은 이번에도 특유의 발상 전환으로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신규사업의 영역을 넓히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며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 또 국내 시장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외 공략도 눈에 띈다. 지난해 중국에 이어 올 초에는 베트남과 분유수출계약을 맺는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준다는 식품회사의 정도(正道)를 강조하는 경영주의 신념과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 오늘날의 ‘알짜기업’ 남양유업을 만들어 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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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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