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오는 11월1일 출범을 앞두고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 의하면 외국계 자본이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기존 지주회사의 지분을 인수해도 대주주는 될 수 있지만 지배권을 행사할 수 없는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미은행은 한국씨티은행 출범을 앞두고 재정경제부 등 금융감독당국에 금융지주회사법을 개정, 해외 장기 전략적 투자가들이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당초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면서 씨티리스와 씨티파이낸스 등 소규모 관련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려 했지만 은행은 다른 금융기관을 자회사로 편입할 수 없다는 은행법 조항으로 이는 수포로 돌아갔다. 한미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단기 투자펀드의 금융지주회사 지배를 막는 것은 필요하지만 장기 전략적 투자가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행 법률에 따르면 외국계 자본이 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가능해도 금융지주사를 설립해 은행ㆍ증권ㆍ2금융권을 소유할 수는 없다”면서 “재경부 차원에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의 영업양수도 및 씨티은행 15개 국내지점 폐쇄 및 신탁업 폐지를 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