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들 대손준비금 4분기 5배 늘어난다

2차 글로벌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높아지자 금융 당국이 은행들에 예상보다 더 많은 대손준비금을 쌓도록 했다. 2ㆍ4분기나 3ㆍ4분기에 3,000억원 수준이던 것을 4ㆍ4분기에는 5배 안팎 늘리도록 했다.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돼 부실이 커질 경우를 대비, 충분히 대응력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들에 4ㆍ4분기 대손준비금을 전 분기보다 무려 5배 이상 늘리는 쪽으로 지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손준비금은 대손충당금과 달리 은행의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미래 부실이 일어날 경우를 가정해 쌓아 놓는 별도의 적립금을 말한다.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으로 달라진 대손충당금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했다. 3ㆍ4분기 말 대손준비금이 7조9,000억원임을 감안할 때 은행들은 4ㆍ4분기에만 새로 충당해야 할 규모가 1조5,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손준비금은 2ㆍ4분기와 3ㆍ4분기 모두 3,000억원 충당했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시중은행들과 대손준비금 확충을 늘리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폭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금융불안 등을 감안할 때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올 3월 말 7조3,000억원의 대손준비금을 쌓은 데 이어 6월 말 7조6,000억원, 9월 말 7조9,000억원까지 늘린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자금담당 임원도 "금감원이 은행들에 1조5,000억원 안팎의 대손준비금을 쌓도록 지도한 것으로 안다"며 "1조3,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8,000억원까지 대손준비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도 일제히 높이기로 은행들과 합의했다. '요주의' 등급 이하로 분류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은 무조건 개별평가를 거치게 돼 충당금 적립 부담이 무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대손충당금도 늘면서 대손준비금까지 합할 경우 적립된 대손비용은 33조원에 이를 것으로 은행은 추정했다. 3월 말 26조2,000억원에 비해 26.0%나 증가한 수치다. 금감원은 더 나아가 유럽의 재정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을 재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8월 외화자금 부문의 스트레스테스트를 시작한 데 이어 원화자금 부문까지 범위를 넓히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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