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개숙인 재계…각종 악재에 실적 악화까지

현대.기아차 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다 환율하락, 국제유가 급등 뿐 아니라 이젠 실적 악화까지... 국내 기업들을 둘러싼 악재가 연발하면서 재계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해 안기부 X파일과 두산그룹 경영권 분쟁 등으로 이어졌던 재계의 악재가국제 유가와 원화 가치의 상승으로 확대되더니 올들어서는 현대차 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불거졌으며 올해 1.4분기의 실적은 예상대로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는 연이어 터지는 각종 악재에 고심하면서 숨을 죽인 채 먹구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형국이다. ◇1.4분기 실적은 예상대로 부진 =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 시황 악화와 환율 하락 등으로 인해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7천900억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55.5% 감소하면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급락했다. 포스코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2003년 1분기 7천738억원, 2분기 7천851억원, 3분기 5천499억원, 4분기 7천783억원을 각각 기록한 뒤 2004년 이후에는 1조원 이상을유지해왔다. 올해 1.4분기 포스코의 매출액도 4조6천640억원에 그치면서 2004년 2분기(4조7천547억원)이후 처음으로 5조원에 못미쳤다. LG필립스LCD도 올해 1.4분기 매출이 2조4천710억원에 그쳐 2004년 3.4분기 이후6분기만에 처음으로 성장세가 꺾였으며 영업이익도 520억원에 머물러 지난해 1.4분기 이후 계속된 상승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4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첨단 IT와 전자업종을 중심으로 부진을 면치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오는 14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2조원선에도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증시에서는 이미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그동안의 주가 움직임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충격이 크지 않겠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실적 부진은 치명적인 악재임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같은 부진은 무엇보다 연초 1천10원대에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이 3개월여만에 970원대까지 급락하면서 수출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규모가 급감하는 피해를 입었기 때문. 게다가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지난 10일배럴당 62.11달러에 달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국제유가도 국내 기업들에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현대차 수사도 '고강도 한파' = 연일 급박하게 진전되고 있는 검찰의 현대차에 대한 수사도 재계에 '한파'를 몰고 왔다. 현대차에 대한 검찰의 압박 수위가 연일 고조되면서 검찰의 칼날이 재계의 편법상속 관행을 겨누고 있어 재계의 긴장 수위는 연일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검찰이 금융브로커 김재록씨의 로비 의혹과 관련해 현대차 외에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는 수사 확대 의지를 밝히자 재계는 각종 대외활동을 거의 중단하다시피한 채 수사 진행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 해부터 안기부 X파일이나 두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재계를 보는 시선이 악화돼 고심했던 재계는 숨돌릴 틈도 없이 연이어 터지는 악재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는 현대차 수사 외에도 삼성의 거액 사회헌납이후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야한다는 중압감을 받아왔고 참여연대가 재벌총수 일가의 문제성 거래 사례를 수집해발표하면서 기업들을 압박하는 등 갖가지 악재에 시달려왔다. 재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최근까지 재계에 좋은 소식을 들어본 일이 별로 없는것 같다"면서 "재계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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