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칼럼] 중난하이의 이중플레이


북한의 핵실험이 확인된 12일. 중국 외교부는 5시간이 지난 후 짧은 성명을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성명이 나온 지 2시간여가 지난 후 발표된 공식 성명이지만 북한의 핵실험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일단 베이징 외교가는 오는 15일까지 이어지는 춘제 연휴가 끝난 후 중국의 더 명확한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한다. 중국 정부의 스타일상 관련 당국의 충분한 협의를 거친 후 북한에 대한 입장이나 액션플랜이 나올지 봐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이번 핵실험에 대해 강경한 입장의 액션플랜을 내놓을까. 성급한 판단일지 모르지만 액션플랜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과거와 달리 판두이(반대)라는 강도 높은 말을 사용하긴 했지만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지 북한과의 관계까지 포함한 말은 아니다.


중국에게 북핵은 동북아 정세에 분명 불편한 요소다.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을 핑계로 일본의 재무장과 핵보유를 촉발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에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가 확장되면 결국 중국 본토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결국 북핵에는 반대하지만 대북 제재를 빌미로 동북아 정세 자체가 냉각기에 들어가는 것도 바라지 않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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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환구시보에 실린 장렌구이 중앙당교 교수의 글은 중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시각이 어느 정도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앞서 같은 매체의 사설에서 북핵 실험을 강행할 경우 원조까지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장 교수는 북한이 왜 핵실험을 하는지 이해를 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북핵 실험 이후 중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담판용으로 사용하는 핵을 결국 미국이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잔뜩 날을 세운 한미일에 대해 중국은 겉으로는 일단 북핵 실험에 대한 강한 입장을 나타낼 것이다. 하지만 어르고 달랜다는 북한에 대한 기본 입장은 변화가 없을 것이다. 국제사회의 여론에 등을 떠밀려 유엔 안보리 제재에 동참하는 등 당분간 북한과 냉각기를 거치겠지만 결국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북중 관계는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 실험이 마치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단절시킬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 입맛대로 북중 관계를 해석하기 앞서 좀 더 객관적인 시각과 판단이 필요하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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