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 위기, 나이지리아 유전지역 소요, 알 카에다의 미국공격 경고 등 지정학(地政學)적 ‘삼각파도’에 설탕ㆍ플래티늄 등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정학적 삼각파도’ 로 국제유가가 고공비행을 지속하면서 설탕 가격은 24년만에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3월물 설탕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1.03센트(6.4%) 높은 파운드 당 17.15센트로 마감했다. 설탕 가격은 장중 한 때 17.21센트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설탕 재고가 감소한데다 국제 유가도 고공비행을 지속하면서 설탕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선물협회의 존 퍼슨 회장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바이오 연료 생산 수요가 늘어난 데다 세계경제 성장에 따른 식용 설탕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래티늄도 26년만에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됐다. 이날 뉴욕 시장에서 플래티늄 4월물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 당 1056달러까지 올라 1980년 이후 26년 최고치를 경신했다. 플래티늄 가격은 금과 마찬가지로 종가로는 전일대비 1.2% 떨어진 1036.20달러로 마감했지만, 상승 압력이 가신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지정학 파도’는 구리ㆍ알루미늄ㆍ아연ㆍ납 등 주요 비철금속 원자재 가격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한광업진흥공사에 따르면 런던시장에서 거래되는 구리 현물가격은 작년 1월에는 톤당 3,170달러 수준이었으나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작년 12월에는 4,576달러로 50% 가까이 치솟았고 올들어 지난 19일에는 4,762달러까지 상승했다.
알루미늄 가격도 작년 1월 톤당 1,800달러대에서 12월30일에는 2,285달러로 상승한데 이어 19일 현재 2,400달러까지 올랐다. 납 가격은 작년 1월 톤당 950달러대에서 12월에 1,100달러로 상승했고 19일 거래된 가격은 1,307달러까지 급등했다. 아연 가격도 작년 1월 톤당 1,200달러대에서 계속 상승해 올들어 2,000달러 선을 돌파, 19일에는 2,125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자재가격이 오르는 것은 투기적 수요 외에도 세계 경기의 호황과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며 “최근 국제정세의 불안이 비철금속의 가격상승을 부채질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