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스폿펀드의 매력을 부각시키며 투신사의 주력상품으로 자리매김시킨 것도 그의 빼놓을 수 없는 공로중의 하나다. 그는 현대투신시절 2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면서 6개월동안 무려 150여개의 스폿펀드를 상환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는 증시역사상 전대미문의 대기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그에게 「스폿펀드의 황제」라는 애칭이 자연스럽게 주어졌다. 스폿펀드에 관한한 그를 따를 자가 없었다는 얘기다.그가 이같은 기록을 세운 것은 우연이 아니다. 부단한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그는 요즘도 「공부하지 않는 펀드매니저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자신과 후배들을 채찍질하고 있다.
그의 철학답게 KTB자산운용은 가장 많은 세미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토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 외부전문가를 초청해 자유토론의 시간을 갖는다. 이 횟수가 최근 4개월간 150여회에 달할 정도다.
그의 운용전략을 보면 더욱 놀랍다. 한번 주식을 사기 시작하면 주위 사람들이 무서워할 정도로 매집한다. 보통 20만~30만주씩이다. 300만주를 한꺼번에 살 때도 있다. 반대로 「팔자」를 결정하면 인정사정없이 퍼붓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그가 어느쪽으로 손을 뒤집느냐에 따라 그날의 주가등락폭이 결정될 정도라고 동료들은 평가한다.
그는 펀드매니저로는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가 선택한 경영자로서도 다른 펀드보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진행과정을 보면 대단히 성공적이라는게 주위의 평가다. 자칫 펀드매니저에게 결여되기 쉬운 융통성이 돋보이는데다 그동안 펀드모집을 보면 그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두차례에 걸쳐 펀드를 모집한 결과 지난 10월과 11월 국내 판매 뮤추얼펀드 가운데 베스트셀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보험(삼성생명), 증권(동원증권), 투신(현대투신운용)을 두루 거치면서 일반적인 펀드매니저가 경험하기 힘든 특이한 이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으로 주위에서는 보고 있다. 본인 스스로가 브로커 출신으로 역지사지의 입장을 잘 알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경영자로서도 일단 합격점을 받은 그가 앞으로 어떤 족적을 남길 지 주목되는 것도 바로 그의 특이한 이력때문이다.
고진갑기자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