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에 만족할 만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고위험 고수익의 투기등급채권 펀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투기등급채권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3.2%로 채권펀드(2.7%)나 주식펀드(–5.8%)ㆍ혼합펀드(0.4%) 보다 월등히 높다.
3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6월 넷째주에는 투기등급 펀드를 제외한 모든 유형에서 돈이 빠져 나갔다. MMF는 3.3%(1조8,750억원)가 감소했고, 혼합펀드는 0.8%(1,199억원), 채권펀드는 0.6%(3,019억원)가 줄었고, 투기등급펀드에서만 1.75%인 1,020억원이 증가했다.
투기등급채권 펀드는 지난해 10월말 9조4,800억원 대에서 꾸준히 돈이 빠져 나가면서 지난 5월말 7조8,100억원대로 1조7,000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 6월 한달 동안 1,000억원 가량 돈이 몰리면서 7조9,100억원 대로 증가했다.
투기등급채권 펀드는 자산의 절반 이상을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투기등급 채권과 B+이하의 기업어음에 투자하는 구조로 하이일드와 CBO펀드가 있다. 이 상품은 공모주 투자와 세금우대혜택으로 위험이 높은 만큼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이재순 제로인 팀장은 “투기등급채권 펀드는 기본적으로 금리가 높은 투기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는 다른 상품과의 수익률 차이가 더 커진다”며 “주식보다 안전하고 채권보다 수익성이 좋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투기등급채권 펀드의 위험성에 대해 철저히 설명해 주고 있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선 어느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투자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CBO펀드에 대한 시가평가가 정확히 이뤄지지 않아 수익률이 정확하지 않고, 투자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후순위채에 대한 정확한 시가평가가 정확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판매사가 CBO펀드의 수익률을 높게 제시하면서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며 “판매사가 손실을 떠 안아가면서 무리하게 판매하는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