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열풍'의 일등공신은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장터 앱스토어다.
애플은 지난 2007년 아이폰 출시와 함께 앱스토어를 선보이면서 일약 IT 업계의 맹주로 떠올랐다. 현재 앱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은 20만개를 넘어서며 애플 신드롬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앱스토어의 성공 비결은 무궁무진한 콘텐츠에 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게임에서부터 쇼핑, 금융, 미디어, 교통, 전자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최근에는 실제 정보와 가상의 정보를 결합한 증강현실(AR)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으며 또 한번의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앱스토어에서는 유료 애플리케이션이 아무리 많이 팔려도 애플이 가져가는 수익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판매가의 70%를 가져가는 파격적인 정책을 택했다. 30%가 남는다고 하지만 앱스토어 운영을 위한 서버 비용과 인건비를 빼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신 애플은 콘텐츠 판매 수익을 포기고 아이폰, 아이팟터치,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하드웨어 판매에 집중했다. 애플의 전략은 성공했다. 세계 각지의 개발자들이 저마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애플리케이션을 등록하면서 단말기 판매도 덩달아 늘어났다. 아이폰이 많이 팔리면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는 사람이 많아지고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면 이를 이용하기 위해 아이폰을 구입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른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앱스토어의 성공은 콘텐츠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가를 여실히 증명하는 사례다. 세계 주요 IT 업체들이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애플이 앱스토어로 휴대폰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한 반면 전자책 역시 기존 출판 시장을 빠른 속도로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1월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은 향후 출판 시장이 전자책으로 전환되리라는 것을 예측하고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내놓았다.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아마존에서는 종이책 100권당 143권의 전자책이 팔리고 있다. 전자책 판매량이 종이책 판매량을 앞지른 것이다.
휴대폰과 출판에 이은 다음 격전지는 TV 광고 시장이다.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TV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기존 TV 업체들이 치열한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를 앞세워 광고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며 결전을 다지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의 출현에 급기야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공짜 뉴스의 시대는 끝났다"며 유료 콘텐츠의 부활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무료 콘텐츠의 영향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기자들이 특종을 기사가 아닌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모름지기 콘텐츠는 주체와 개체로 구분된다는 전통적인 개념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향후 콘텐츠 시장의 미래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기존에 시장을 선도했던 업체들이 계속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콘텐츠 시장의 화두로 ▦3D(3차원)로 대표되는 체감형 콘텐츠의 확산 ▦생산·유통·소비가 뚜렷이 구분되지 않고 뒤섞인 개방형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활성화 ▦휴대용 단말기 보급에 따른 개인화된 소비를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