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현실화되고있는 가운데 유가(이하 두바이유 기준)가 80달러를 넘으면 상당수 기업들이 조업중단을 걱정해야할 상황에 처할 전망이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52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고유가에 따른 기업영향 및 향후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63.2%가 현재의원가구조상 '조업을 중단해야할 유가수준'이 80달러 이하라고 밝혔다.
70달러 이하로 답한 경우는 26.6%였고, 71~80달러 사이로 응답한 경우는 36.6%였다. 이밖에 81-90달러는 9.2%, 91-100달러는 19.3%였다. 조업을 중단해야할 유가수준이 100달러를 넘는다는 경우는 8.3%에 그쳤다.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평균 유가를 70.0달러, 연중 최고치를 76.3달러로 예상하는 등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만약 유가 100달러 시대가 온다면 그 시점은 '올해 또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43.8%에 달해 유가 100달러 가능성도 높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100달러를 촉발할 주된 요인으로 기업들은 '중동 등 산유국의 정정불안(50.
9%)'과 '중국 등 신흥개도국의 석유수요 급증(31.3%)' 등을 꼽았다 1-4월 중 유가상승에 따른 피해정도와 관련, 이 기간에 기업 채산성은 평균 6.7%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규모별로는 대기업(4.4%)보다 중소기업(7.4%)의 채산성 악화정도가 컸고 내수기업(5.7%)보다는 수출기업(9.1%)의 피해정도가 컸다.
업종별로는 자동차(9.7%)와 석유화학(9.1%) 업종이 기계(4.4%)나 전자통신(6.1%)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더 컸다.
이는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정도 상승하면서 원자재.부재료비,물류.운송비, 연료.전력비 등 원가부담은 늘어난 반면 원가 상승분이 제품가격에는거의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환율하락에 따른 원자재 수입가 하락효과 등을 감안해도 1-4월 중 유가상승으로 기업들의 원가는 평균 6.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 대책 마련여부에 대해 응답기업의 75.4%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답했고 '대책을 시행 중(14.3%)'이거나 '대책을 실시할 계획(10.3%)'이라고 밝힌 경우는4곳 중 1곳에 불과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81.2%에 달해 대기업(54.7%)에 비해 대책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고유가 대책으로 '대체에너지 개발이나 자원외교 강화(48.7%)' 등 중장기적인 에너지원 확보노력이 '유류세 인하나 에너지투자에 대한 자금.세제지원(32.4%)' 등 단기적인 대책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또 '에너지절약 국민운동이나 승용차요일제.냉난방제한(7.6%)' 등의 조치는 큰효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