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율·유가 불안 '실적부진' 현실화

LG필립스가 2년여만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15일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는 1.4분기 실적을 발표함으로써 환율 하락과 내수침체, 원유.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적인 악재에 따른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물론 포스코나 신세계 등 여타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였고 석유화학, 유통등의 업체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율하락 등에 따른 영향은 우리 산업전반에 상당히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유가 악영향 `현실화'=삼성전자는 5일 매출 13조8천122억원, 영업이익 2조1천499억원, 순익 1조4천984억원의 1.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에 비해 소폭(0.6%) 줄어든 것이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18%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조1천49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 이상 늘었으나 증시 등에서 기대했던 2조3천억-2조5천억원에는 못미쳤다. 삼성전자의 매출실적이 떨어진 것은 매출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수출이 전분기에 비해 4억달러 증가했는 데도 불구, 환율하락으로 원화표시 매출이 줄어든 데다 메모리 반도체, LCD 등 일부 IT제품의 가격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필립스 역시 패널 가격의 지속적 하락세로 수익성 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한 데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강세 영향도 받아 2년여만에 적자로 돌아선것을 감안하면 환율하락과 제품가 하락 ,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우리 기업의 영업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조선업체와 자동차 업체도 같은 요인으로 영업실적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체들은 조선용 후판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환율 하락의 여파로 지난해부터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으며 올 1분기에도 작년 4분기에 이어 적자를 면치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계도 올 1분기 수출이 97만9천708대로 작년 동기(72만6천559대)보다 3 4.8% 증가했지만 환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천억원대 중반까지 급락, 원.달러 환율 하락 `쇼크'가 예상보다 컸던 점을 감안하면 1분기에도 환율 여파가 적지 않을전망이다. ◆유통.석유화학 등은 `선방' 예상= 그러나 이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올 1분기 매출액이 5조6천56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2.0% 신장하고 순이익도 1조3천80억원으로 81.7% 증가하는 등 사상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포스코 역시 환율하락, 원자재가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았으나 실적이 좋았던 것은 일부 품목의 가격을 올린데다 세계적인 자동차.조선 업종의 생산증가로 판매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액이 1조7천371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0.2%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1천450억원으로 23.4% 늘어났다. 롯데 등 여타 주요 백화점의 1분기(1-3월)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6.0%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유통업체들은 매장 확대와 부유층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소비회복 움직임에 따라 실적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는 고유가 등의 영향에도 불구, 제품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지난해 못지 않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은 원가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거나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환율하락 등에따른 경영환경 악화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전략이 일정부분 성공을 거두고 여기에 내수회복, IT제품 가격회복 등이 가세할 경우 대기업들은 또다시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경제지표를 통해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반영되고 있지만 아직 내수회복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본격적으로 내수가 살아날 것인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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