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임영록 회장 서울경제 단독 인터뷰로 본 KB금융 진로

리테일 영업력 복원… 미래 성장엔진 만들 것<br>해외진출 전략 재점검 등 리스크 관리에 최우선<br>은행장 등 계열사 대표 인사 다음주까지 조속히 마무리 내부 추스르기 의지도 피력


임영록(사진)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기본에 충실한 금융그룹을 만들겠다"며 "저금리ㆍ저성장으로 비즈니스 상황이 어려운 만큼 리스크 관리에 더욱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식 취임을 하루 앞둔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경영 복안을 드러냈다. 임 회장 내정자는 특히 "리스크 관리에 최우선을 두면서 미래 성장 엔진을 마련하는 데도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내정자는 특히 "내부 성장뿐만 아니라 적절한 물건만 있으면 인수합병(M&A)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스타일로 평가받는 임 회장 내정자는 향후 조속한 인사를 통해 어수선한 조직을 빨리 추스르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지주 사장을 비롯해 은행장 등 계열사 경영진 인사는 다음주에 준비되는 대로 바로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업력 복원하겠다" 의지 과시=임 회장 내정자가 가장 강조한 대목은 바로 금융의 기본이었다. 여기에는 지난해부터 지주 차원에서 밀어붙였던 ING생명 인수 실패, 뒤이어 불거진 관치금융 논란 등으로 KB금융의 영업력에 많은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담겼다. 임 회장 내정자가 "기본에 충실한 조직"을 언급하면서 "영업력 복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특별히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임 회장 내정자는 최근 경영진 보고, 간부회의 등을 통해 "여ㆍ수신과 자산 운용, 해외 진출 등 모든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라"고 지시하면서 "리테일 분야에서 더 분발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테일 쪽은 KB금융의 강점으로 꼽히지만 과거 독보적 위상은 많이 훼손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 지난 6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리테일 분야 대출 규모는 140조원(가계대출 100조원, 소호대출 40조원)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앞섰지만 타 은행과의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최근 마케팅 대상별로 금리 체계 등을 달리 가져가는 상품 개발에 나서는 등 내부적으로 분주하다.


◇M&A 등을 통한 수익 다각화 염두=임 회장 내정자는 성장동력에 대한 고민도 드러냈다. 그는 "어려운 시기이지만 리스크 관리에만 매몰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어떤 방식으로든 성장동력을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실제 올 1ㆍ4분기 KB금융 순이익(4,115억원)에서 은행은 2,960억원으로 전체의 71.9%나 차지했다. 비은행 계열이 30%가 채 안되는 셈. 반면 신한금융은 은행 비중이 58%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KB금융의 수익은 은행 실적에 따라 부침이 심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런 흐름 때문에 임 회장 내정자가 기업금융 육성 등을 위해 우리금융 인수 작업에 결국 나설 것으로 보기도 한다. KB금융은 분리 매각되는 우리금융 계열사 중에 우리투자증권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임 회장 내정자로서는 30여년간 경제관료로 일해온 풍부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적의 매물을 잡기 위한 전략 마련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가 밝힌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방법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해외 진출 전략도 재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최근 동남아와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인 상태인데 보다 체계적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출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주 계열사 대표 인사 마무리=임 회장 내정자는 "다음주에 은행장 등 계열사 대표 인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장 후보로는 김옥찬 부행장, 윤종규 지주 부사장, 최기의 국민카드 대표, 이건호 부행장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임기가 만료된 투자증권, 생명보험, 자산운용 대표를 비롯해 은행을 제외한 8개 계열사 대표 인사도 빠르면 다음주에 모두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임 회장 내정자로서는 금융회사 순익이 크게 악화되는 상황에서 조직의 구심점을 빨리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