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계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경기부진을 경기수축기에 나타나는 경기순환적 현상이라기 보다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특히 연초이래 북핵사태, 사스(SARS) 확산, 파업사태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마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6.8%를 고점으로 기록한 후 올해 들어서는 급속한 내수 위축 영향 등으로 1분기에는 3.7%로 떨어진 데 이어 2분기에는 1.9%로 급락했다.
정부에서 조차 하반기중 경기가 크게 나아지지 않으면 `L자형`의 경기곡선에 머물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연초 5%대의 성장을 전망하였던 국내 경제연구기관들도 이미 금년도 성장전망치를 2%대로 낮추었으며 내년에는 4%대에 머물러 2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 경제가 그동안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유망산업에 대한 선행투자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고비를 맞을 때마다 새로운 성장산업이 등장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설비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성장잠재력이 떨어진 데다 현재의 성장산업 대부분이 성숙단계에 접어든 탓에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활력을 되찾아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적 일체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지향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생각된다.
2만달러 달성을 주도할 성장동력은 우리 산업의 현실여건 등을 고려하여 높은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규모가 큰 분야에서 발굴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던 자동차, 조선 등 전통 주력산업, 90년대 이후 급성장한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산업, 그리고 2000년대 들어 경쟁력이 급속히 강화된 컨텐츠산업 등 미래유망산업을 성장산업으로 선택해 육성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러한 성장동력의 발굴 노력과 함께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IT 제조업이 성장을 견인하면서 기존의 전통주력산업과 차세대 성장산업이 뒤에서 미는 `밀고 당기는 식`의 전략을 구사할 경우 머지 않아 국민소득 2만달러의 실현도 가능할 것이다.
<강형문 한국금융연수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