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 가운데 ‘이직보원(以直報怨)’이라는 것이 있다. 원망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공명정대한 태도로 보복하라는 의미다.
최근 미국의 전방위 통상압력에 중국이 대처하는 모습이 바로 이 모양새다. 결코 한발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로 미국과 당찬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미국과의 섬유 관련 기(氣)싸움은 인상적이다. 섬유관세 인상으로 미국의 파상공세를 피해가는가 싶더니 갑자기 관세폐지라는 빅카드를 내세워 미국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지난 4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양국 상무장관회담에서도 중국의 기세는 한 풀도 꺾이지 않았다.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미국 상무장관이 미국 정치권에 보호주의 기운이 높아지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모든 것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하자 보시라이(搏熙來) 중국 상무부장은 “이런 식으로 가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약속한 농업 및 서비스시장 개방을 이행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맞섰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섬유쿼터를 부활시킨 것을 WTO에 제소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끝난 직후 겉으로는 “양국은 무역마찰과 다른 문제들을 적절히 처리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타협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자세로 맞받아친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의 대국(對局)에서도 중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물론 “협상을 원한다”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쓰고 있지만 무차별적인 압력에 마냥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내비치고 있다. 양보할 때는 하더라도 정당하게 할 말은 하고 얻을 것은 얻겠다는 입장이다.
자신감이 넘쳐 흐른다.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말할 것도 없이 급격히 성장한 경제력 덕분이다. 이 같은 경제성장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리고 그 끝이 어디일지 모를 정도로 하루게 다르게 치솟고 있다.
이런 중국이 경제는 물론 정치ㆍ사회ㆍ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어떤 역량을 발휘할까. 상상만해도 두려움이 앞선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중국의 변화에 대한 처방전을 미리 마련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중국의 기침에도 감기에 걸리지 않고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