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줄이고 주식ㆍ대체 투자 확대…올 자산 15조원 육박 기대
“올해 국내 주식에 약 2,800억원을 신규 투자해 전체 금융자산의 23.7%로 비중을 늘려 9.5% 가량의 수익을 낼 계획입니다. 또 해외 주식과 대체투자의 목표수익률은 각각 10.5%, 5.23%로 정했습니다.”
변창률(58ㆍ사진) 사학연금공단 이사장은 6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공단 이사장 집무실에서 서울경제 취재진과 만나 “올해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채권 금리는 일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지난해와 같은 자본이득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원자재ㆍ부동산 등 주요 대체시장도 경기회복에 따라 바닥을 탈피할 것으로 보여 채권 비중은 줄이는 대신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약 6.46%(평균잔액 기준)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주식에서 9.61%의 수익을 냈고 채권에서도 5.9%의 성과를 내며 모두 벤치마크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하락한 틈을 타 대형주 위주로 순매수에 나서며 주식 비중을 21% 이상으로 끌어올린 전략이 주효했다.
2010년 매입한 일본 도쿄의 오피스 빌딩도 기대수익률을 초과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변 이사장은 “2010년 384억원을 투자해 일본 도쿄의 오피스빌딩과 신요코하마의 상업용 빌딩을 매입했다”며 “당시 기대수익률은 약 10%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약 12%의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역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투자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지만 저조한 수익률의 한국형 헤지펀드나 투자 위험이 높은 에너지 관련 투자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대체투자 분야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의 중견기업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해외 사모투자회사(PEF)에 약 6,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국내에서도 지난해 SK에너지 인천 콤플렉스 투자건과 같은 대기업과의 매칭펀드 투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변 이사장은 “지난해 신재생에너지와 자원 관련 투자를 검토했으나 투자원금 회수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했고 한국형 헤지펀드는 국내 채권형 펀드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실적으로 아직 시기상조”라며 “연 5%대 중반 이상의 수익이 가능한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에 약 1억1,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투자처를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부침 속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낸 덕분에 지난해에는 총 자산 규모 13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15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변 이사장은 “저성장ㆍ저금리 시대로 금융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다”며 “다만 임기 중 매년 1조원 이상의 기금 증식을 목표로 하고 있어 올해는 15조원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사학연금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2009년 이후 매년 1조원 가량의 자산 증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환경 자체가 저성장ㆍ저수익 구조로 바뀌면서 운용상황이 열악해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변 이사장은 “세계 경기 침체로 운용여건은 악화되고 연금 재정 안정화에 대한 사회적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며 “직원들 모두가 위기 의식을 가지고 수익률 제고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미에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자금운용관리단에 운용지원팀을 신설해 운용전략 수립과 리서치 기능을 강화하고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만들어 내부통제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변 이사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성과주의 보상 시스템이다. 변 이사장은 “기금의 운용 수익을 제고하면 기여한 만큼 인센티브를 가져갈 수 있도록 보상 시스템을 정비하고 직원들의 동참을 요청할 것”이라며 “성과에 대해 제대로 보상해주면 우수한 인력들의 유출을 막을 수 있고 운용역들도 운용에만 몰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학연금은 2015년도 전라남도 나주로 이전한다. 이에 따라 여의도 사학연금 건물은 5ㆍ9호선 여의도역에서 연결되는 지하 쇼핑몰을 갖춘 대형 오피스타워로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사학연금은 이 같은 건물 활용 방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해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변 이사장은 “3,000여평의 부지를 재건축해 원타워 오피스 빌딩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기존 쇼핑몰과는 차별화된 상권을 형성해 지하철역에서부터 인구 이동을 유발할 수 있게 지하공간을 설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