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명중 한명이 우울증이라고 할 정도로 현대인들의 ‘마음의 병’은 심각하다. 적지 않은 현대인들이 정신과 의사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그들에게 의지해 하루하루를 살아나간다. 그런데 고대에는 철학이 정신의학의 자리를 대신했었다. 근대이전까지도 철학은 ‘영혼의 의술’이라 불리며 삶의 아이러니와 일상의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되곤 했다. ‘철학상담소’는 이러한 철학의 역할을 현대사회에 되살리고자 한 책이다. ‘~해라‘식의 상담서가 아니라 철학을 통한 진지한 사유로써 우리 생에 좀더 진지한 접근을 시도한다. 저자는 뉴욕시티 칼리지의 철학과 교수이면서 대안치료법 ‘철학 카운슬링‘을 전파하는 ‘미국 철학실천가협회’의 창립자다. 철학카운슬링이란 1982년 독일 철학자 게르트 아헨바흐에 의해 시작된 학문이다. 인간의 모든 문제를 ‘정신적 질병’, ‘콤플렉스’ 등으로 해석하는 기존 정신분석학과는 달리 갈등, 목적의 혼란, 상실감 등을 정상적인 일상사로 간주한다. 그리고 철학을 통해 그 대안을 찾는다. ‘사랑과 증오‘ ‘모욕과 피해‘ ‘이성과 열정‘ ‘물질과 영혼’ ‘인간과 기계’ 등에 대한 철학적 해답이 저자가 실제 상담했던 수 많은 사례와 어우러져 등장한다. 저자는 인간을 자율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로 간주하는 철학카운슬링의 원칙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주기 보다는 문제해결을 포함해 사려 깊은 삶을 살 수 있는 데에 필요한 지침들을 제공하는 데에 주력한다. 책은 단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저자는 플라톤, 니체, 에머슨, 베버 등의 철학뿐 아니라 아인슈타인, 프로이드, 파울로 코엘료 등 분야를 초월한 위대한 인물들의 지혜가 총동원해 이들의 철학적 지혜와 통찰을 통해 구체적인 일상의 딜레마 들을 풀어나간다. 그러므로 굳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지 않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현대인으로서 ‘철학하는 삶’을 깨달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