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

금리 하락세 재개될듯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채권담당 연구원

이달 들어 상승세를 지속하던 채권수익률이 지난 주에는 중기물 중심으로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주 후반 천안함 침몰원인 발표 이후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지만 않았더라면, 채권수익률은 아마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을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외국인의 채권포지션 청산과 스왑시장 관련 포지션의 청산 우려를 높이면서 금리하락세를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유럽의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모멘텀 둔화 가능성으로 금리하락 압력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유럽의 재정위기는 단순히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인식됐으나, 최근에는 문제해결을 위한 재정긴축이 세계경제의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했던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4월 지표에서 1년 여만에 하락세로 반전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국내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경제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하반기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득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별연구원(KDI)은 연간 성장률을 5.9%로 상향조정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기모멘텀 둔화 압력으로 확산된다면 국내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증가율은 이미 1월 지표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기모멘텀 둔화 압력으로 확산되고, 국내적으로는 천안함 침몰을 둘러싼 북한과의 대립으로 인해 경기 불확실성이 증폭됨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의지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 금리인상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지만, 이미 민간의 소비심리와 투자심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식시장이 150 포인트 넘게 급락한 상황에서 금리인상 의지를 강하게 유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상을 감안할 때 채권시장은 단기적으로는 환율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나, 유럽의 재정위기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기모멘텀 둔화로 금리하락세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제지표 둔화가 가시화될 경우 금리하락세는 가파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4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하락전환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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