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은 외화수탁금 대거상환

은행권, 외화유동성 여유… 올들어 54억弗이나시중은행들이 금리가 낮은 장ㆍ단기 외화자금의 조달과 거주자 외화예금의 급증 등으로 인해 외화유동성에 여유가 생기면서 한국은행으로부터 높은 금리로 빌려 쓰고 있는 외화수탁금(단기 외화영업자금)을 대거 조기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흥ㆍ외환ㆍ서울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올들어 적게는 3억8,500만달러에서 최고 10억달러 안팎까지 외화수탁금을 갚았으며 특히 한빛은행은 이번달 들어 외화수탁금 잔액 1억5,000만달러를 모두 조기상환,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자립적인 외화조달 기반을 구축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84억달러 안팎에 달했던 외화수탁금 규모가 지난달 말 29억7,000만달러로 54억달러 가량이나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해외에서 저금리로 외화자금을 잇따라 조달하고 있는데다 기업들도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외화부채를 줄이기 위해 대출을 대거 상환하면서 은행들이 당초 제출했던 상환계획보다 서둘러 수탁금을 상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0일 현재 거주자 외화예금 규모가 129억달러에 달하는 등 시중 외화유동성도 비교적 풍부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한빛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약 16억달러의 외화수탁금을 쓰고 있었으나 잇단 외자조달 및 외화자산 감소 등에 힘입어 올들어 수차례에 걸쳐 전액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빛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달 들어서만 1억5,000만달러를 조기에 상환해 약 25만달러의 기회비용을 절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빛은행 외에 외환은행도 올들어 10억달러 가량을 갚은 것으로 나타났고 조흥은행은 올들어서만 8억9,900만달러를 갚아 수탁금 규모를 2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축소했다. 또 서울은행도 올들어 3억8,500만달러를 상환하면서 지난해 말 6억9,900만달러에 달했던 수탁금을 3억1,400만달러로 줄였다. ◆ 한은 외화수탁금 은행들이 외화유동성 관리 등을 위해 한국은행으로부터 3개월 만기로 재연장해가면서 빌려 쓰고 있는 단기 외화영업 자금을 말한다. 한은은 이 자금에 대해 일종의 '벌칙성' 금리인 '리보(런던은행간 금리)+1%'의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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