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천년을 여느 한국골퍼] 4. 박희정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오렌지내셔널 컨트리클럽 필 리츤스쿨에서 맹훈련중인 박희정(글로리아 박·20)프로는 자신의 LPGA투어 데뷔를 이렇게 표현했다.스폰서 없이 어렵게 연습하고 있지만 일단 대회에 출전만 하면 「대박」이 터질 것이라는 자신감이 검게 그을은 피부에 단단한 팔뚝, 전체적으로 살이 빠진듯한 모습에서 넘쳐 흘렀다. 박세리, 김미현에 이어 3번째로 미국 LPGA 퀄리파잉스쿨을 통과, 올해 루키로 활동하게 된 박희정은 퀄리파잉스쿨 준비를 위해 지난 9월 이 곳에 온 뒤 4개월여동안 유명 티칭 프로인 필 리츤(70)의 지도로 맹훈련중이다. 박 프로는 오는 20일 개막하는 네이플스 메모리얼골프대회에서 프로동기생인 박지은과 나란히 데뷔전을 치른다. 『아직 LPGA정규무대에는 한번도 서 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며 말꺼내기를 조심스러워 하던 박프로도 『목표는 US오픈 우승과 신인왕』이라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털어놓았다. 박세리가 지난 98년 US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최연소 우승기록을 먼저 깨버렸다는 것」때문에 아쉬웠다는 박희정은 『그 기록을 깨려면 올해밖에 기회가 없다』며 US오픈 우승을 목표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희정은 호주에서 활동하던 아마추어시절 각 대회를 석권하며 호주 국가대표로도 활동했던 재목. 지난 98년 4월 국내 LPGA사상 최연소(18세 1개월)로 프로에 데뷔한뒤 5개월만에 스포츠서울 여자오픈에서 우승, 최연소 우승자 기록도 세웠다. 박희정은 『그러나 박지은에 비해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것도 잘 안다. 주목받지 못한다고 해서 별로 신경은 쓰지 않는다. 어떤 점에서는 오히려 더 부담이 없어 편하다』고 말했다. 박희정은 프로동기생 박지은이 『미국에서 오래 살았고 코스 경험이 많은만큼 유리할 것』이지만 『주변의 기대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자신은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자신을 누구와 비교해 본 적은 없다는 박희정은 『내 나름대로의 골프를 해나갈 것』이라며 『쓰러질 때까지 한번 해볼 생각』이라며 이를 악물었다. 박희정이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리츤 선생은 『어리지만 도전정신이 뛰어나고 마인드컨트롤 능력도 탁월하다』며 박 프로를 평가했다. 『무엇보다 연습을 열심히 한다는 점에서 박희정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는 리츤은 『우승은 습관과 같아서 한 번하면 자주하게 된다.』며 박희정이 아마추어 시절 뿐만 아니라 프로데뷔 후에도 우승했음을 상기시켰다. 리츤 선생은 1년가량 적응기간을 거친다면 박희정은 분명 대성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스윙이 물 흐르듯 무리가 없고 비거리가 20~30야드정도 늘어 미국무대에 뛰어들 준비가 갖춰졌다는 것. 박희정은 『실제로 동계훈련을 하면서 비거리가 크게 늘었다.』며 『평소 230~240야드였던 드라이버 샷이 이제 260~270야드는 충분히 나간다』고 말했다. 퀄리파잉스쿨때는 워낙 바람이 많이 불고 비까지 내려서 210~220야드밖에 나가지 않아 절망감까지 느꼈다는 박 프로는 『거리가 늘면서 자신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박희정은 『지금껏 아이언만 5번이나 바꿨다. 몸에 맞는 채를 찾고 있으며 아직 190야드에서 쓸 채를 구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스폰서 없이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게 어렵다고 토로했다. 박희정은 지난해 국산골프용품업체들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협의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류업체와의 계약도 추진됐으나 무산돼 현재 계약사가 한 곳도 없는 실정이었다. 이제 19살인 박희정은 사실 계약에 신경쓸 나이가 아니었고, 속마음은 드러내지 않았지만 크게 신경쓰지도 않는 눈치였다 『내 실력을 알아줄 때까지 열심히 노력할 뿐』이라는 입장이었다. 박희정은 담력과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고공낙하와 사격연습도 하고 있었다. 해발 1만5,000피트(약 4,500㎞)에서 뛰어내리는 훈련은 워낙 비용이 많이 들어 지금껏 한번밖에 하지 않았지만 권총 사격은 2주일에 한번씩 하고 있다. 박희정이 연습때 쓰는 권총은 매그넘 48구경으로 50발중 평균 48발을 명중시켜 「사격선수로 전향하라」는 권유를 받았을 정도라고 한다. 스윙감각과 집중력, 담력까지 갖춘 박희정이 시즌 첫 해에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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