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움직이는 인터넷 모바일 혁명이 온다] 대용량 데이터·HD급 영상도 '순간 전송'

2,3세대 넘어 4세대 노린다<br>4G기술 이동중 속도 100Mbps "유선보다 빨라"<br>650MB급 영화 한편 다운로드도 1.4초면 가능<br>2012년 상용화 앞둬 국내외 업체 선점 총력전





지난 1월30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는 15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차량 한 대가 연구소 안팎을 돌고 있었다. 시속 30㎞ 이상으로 달리는 차량 안에서는 TV가 아닌 노트북만한 단말기를 통해 고화질(HD)급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선명하게 상영되고 있었다. ETRI에서 개발한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3GPP LTE’가 성공적으로 시연되는 순간이었다. 달리는 지하철이나 질주하는 차 안에서 자그마한 휴대용 단말기 하나로 고화질 영화를 불과 2분 안에 받을 수 있는 ‘꿈의 초고속 인터넷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데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대용량 데이터도 기다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순간전송’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유선보다 빠른 무선 인터넷=3G 이동통신기술은 이미 HSDPA와 와이브로라는 형태로 빠르게 세상 속에 파고들고 있다.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전철이나 차 안에서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동영상을 다운받고 영상통화를 하는 것이 그리 낯선 장면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4G 기술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모바일 인터넷’ 때문이다. 실시간 동영상 화면이나 영화와 같은 대용량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확산되면서 빠른 속도가 필요해진 것이다. ‘IMT-Advanced’가 공식 명칭인 4G 기술은 단말기의 구분 없이 누구나(anyone), 언제든지(anytime), 어디서든(anywhere), 어떤 서비스라도(any service)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동 중 100Mbps, 정지 시 1Gbps의 속도를 목표로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는 3G보다도 최대 100배 가까이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것이고 유선보다 빠른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이다. 국제통신연합(ITU)이 정한 상용화 시점은 오는 2012년. 이제 3년을 앞둔 코앞의 현실인 것이다. ◇4G, 이동통신의 패러다임을 바꾼다=4G 기술이 상용화되면 3G에서는 불가능했던 대용량의 데이터 전송, 3차원 입체영상, 모바일 가상현실 등의 서비스가 구현할 수 있다. 실제 ETRI가 지난해 10월 개발한 4G 이동통신기술인 ‘NoLA’는 650MB급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하는 데 1.4초면 가능하다. 4.7GB급 브리태니커 세계백과사전도 10.5초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 기술을 활용하면 HD급 동영상과 고화질 콘텐츠를 가정이나 사무실ㆍ대학 강의실 등에서 실시간 무선환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서비스가 실현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대용량 데이터 통신이 가능해짐에 따라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 SK텔레콤과 KT가 영화 배급사업에 뛰어든 것이나 SK텔레콤이 오픈마켓인 ‘11번가’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콘텐츠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말기의 모양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휴대폰업체의 한 관계자는 “종이처럼 돌돌 말고 펼 수 있거나 안경처럼 쓰는 디스플레이어, 손목에 차는 휴대폰과 손가락에 끼워 쓰는 마우스 등 간편한 입력장치와 소형 단말기들이 4G 기술과 함께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는 지금 시장 선점 경쟁 중=지난달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08’. 세계적인 통신 및 전자 업체들은 저마다 4G 이동통신기술을 내세우며 시장 선점을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LG전자ㆍ소니에릭슨ㆍ모토로라 등은 WCDMA에서 발전한 4G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을 선보이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특히 LG전자가 전시회에서 선보인 LTE 기술은 데이터를 60Mbps의 속도로 보내고 40Mbps로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700MB의 HD급 영화 한편을 다운로드 받는 데 불과 1분30초밖에 안 걸린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주니퍼리서치는 2012년 전세계 LTE 가입자가 2,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와이브로와 유럽방식(GSM) 이동통신 서비스 등 서로 다른 망을 연결해도 끊김 없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을 최초로 선보였다.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앞선 와이브로 기술로 통신 기술의 주도권을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에 이어 유럽 시장에서도 와이브로 확산 마케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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