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헌법의 이념과 가치가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한층 더 공고하게 뿌리내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은 21일 퇴임식에서 "헌법재판소는 다시 한번 인간의 존엄과 가치 보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보호, 민주적 권력 분립,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 등과 같은 우리 헌법의 이념과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소장은 재임 기간에 창립된 지 19년밖에 안 된 헌재를 세계적인 재판기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선진 법리를 수용하고 재판연구원도 신설했다. 이 소장은 "헌법재판소가 세계적인 헌법재판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계적 수준의 높은 법리로써 탄탄하게 무장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봐 우선 미국ㆍ독일 등 선진 헌법재판기관들의 법리를 폭넓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문화와 가치 체계, 역사 발전 방향에도 맞는 제3의 길을 모색하려고 꾸준히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지난 2011년 1월 헌법재판연구원을 신설하는 등 헌법재판을 위한 연구 역량을 높였다. 이 소장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2007년 187억5,900만원에 불과했던 예산은 2013년 354억3,900만원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고 222명에 불과하던 인원은 300여명으로 늘어났다. 또 2012년 5월에는 대한민국 헌법재판소가 주관하는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이 창설됐다. 이 소장은 전세계 약 120여개국의 헌법재판기관 수장들이 모여서 헌법과 헌법재판에 관해 논의하는 제3차 세계헌법재판회의(2014년 개최)를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소장은 "이러한 발전과 성장에 힘입어 우리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신뢰도와 사회적 영향력에 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2005년 이래 국가기관 중 부동의 1위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헌법재판소는 지금까지 이뤄온 결과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말고 더욱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이 이끄는 4대 헌재재판소는 전자발찌 소급적용 심판사건을 2년 넘게 끄는 등 국민의 권리 보호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기는 했지만 연구위원제도 신설 등 헌법재판소 내 연구 및 행정능력 제고와 학계와의 교류, 국제교류를 강화해 헌재의 위상 강화에 노력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소장은 퇴임 이후에는 후학 양성과 법률구조공단에서 법률상담 업무 자원봉사를 병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