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천국을 만들자] 선진국보다 유연한 中國 노동시장

기업 고용자율권 보장.성과급·차등임금 당연"공회원이라도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을 내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회사의 사업성과가 공회(工會ㆍ일종의 노조) 구성원의 권익과 복지향상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LG전자 중국 톈진(天津)법인의 공회위원장을 맡고있는 구나이치(谷乃奇) 주석의 말이다. 이 회사 경영진은 올해초 10여명의 사무직 근로자를 해고했을때 국내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한다. 해당 근로자들이 회사에 항의하고 나서자 공회가 직접 나서 반발을 무마했다는 것. 손진방 텐진법인장은 "중국에선 일상적인 감원, 연봉제 등이 고용관행으로 정착돼있고 현장 사원들 간에도 임금이 차별화되는 등 노동시장이 한국보다 서구화되어 있다"며 "이는 중국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톈진법인이 에어컨 라인에 성과급 제도를 도입, 인건비는 3% 늘었지만 생산성은 20%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 손 법인장의 설명이다. 근로자별 차등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는 곳은 LG전자뿐 만이 아니다. 삼성SDI 선전공장은 물론 현지업체도 이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얼(해이)'은 노동생산성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바람에 근로자간 임금차이가 최고 10배에 달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86년부터 인력 채용구조를 '평생고용제'에서 '노동계약제'로 바꾸면서 임금은 물론 고용시장도 급속히 유연해지고 있다. 중국은 현재 10년미만의 근속자는 계약제를, 10년이상은 평생고용제를 채택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합작회사인 LG화학 톈진 법인의 경우 '퇴직후 신규 채용방식'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다. 특히 독자기업은 고용 자율권을 완전히 보장하고 있다. 현장 생산인력을 탄력적으로 조절해야 할 경우 해당지역 이외의 외지인을 임시공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국유기업도 마찬가지로 지난 9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인력 가운데 20~30%에 달하는 과잉 고용인력의 감원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노동시장의 변화는 중국 근로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 취업자수는 지난 99년 8,572만명으로 98년보다 486만명이나 감소했다. 하지만 민간 및 외자기업이 증가하면서 지난 99년 전체 취업자수는 0.9%, 평균 임금은 11.6%나 증가했다. 유연한 노동환경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 경제발전과 근로자의 복지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