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플랜트 시너지로 가치 상승 예상… "당장 실적 영향은 제한적" 평가도

■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발표

불확실성 제거된 삼성물산 또다른 수혜 예상



삼성중공업(010140)과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깜짝 합병을 발표하면서 양사의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주가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적 우려감은 단기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작 주가 수혜는 삼성물산(000830)이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삼성엔지니어링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12.52%(8,000원) 오른 7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중공업 역시 장 중 내내 강세를 보인 끝에 6.24%(1,700원) 올라 2만8,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동반 강세는 합병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이날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 비율은 1대2.36으로 삼성중공업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엔지니어링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1주당 삼성중공업 주식 2.36주를 교부할 예정이다. 다음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 후 오는 12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존속 회사는 삼성중공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에 따라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해양 플랜트에, 삼성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 플랜트 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양사의 사업이 합쳐지면 해양과 지상을 아우르는 유일무이한 플랜트 회사가 탄생한다. 특히 해양 플랜트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시추장비(탑사이드) 부문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어 수주 경쟁력이 한 층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조선사들의 경우 글로벌 해양 플랜트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해양 플랜트를 떠받치는 배 부문(헐 사이드)에 국한돼 있다"면서 "시추장비인 탑사이드는 유럽 지역의 엔지니어링 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는데 양사의 합병으로 해양 플랜트 전체를 모두 수주할 수 있는 회사가 탄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은 센터장은 이어 "해양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육상과 해양 플랜트를 모두 건설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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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날 주가강세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병 결정이 단기적인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결정만 있을 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데다 해양 플랜트와 육상 플랜트의 차이점을 고려하면 당장 큰 시너지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합병 결정이 합병 전까지 양사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양사의 합병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취약한 자본이 일정 부분 보완되는 효과가 있지만 양사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므로 주가 측면에서도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덩치가 커짐에 따라 당장의 실적회복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 센터장은 "장기적으로는 시너지 효과에 따른 수주 경쟁력 강화가 예상되지만 사업구조조정이나 인력 조정 등의 과정이 진행되는 만큼 합병 초기 실적 흐름은 더 둔화될 수 있다"면서 "현재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적 실망감이 단기적으로는 더 커질 수 있어 주가가 당장 탄력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주가 측면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은 삼성그룹 내 또 다른 EPC 업체인 삼성물산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예상했는데 불확실성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경우 올해부터 성장 사이클에 진입한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2016년께나 완전한 이익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삼성물산 입장에서 보면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에 따라 실적 개선세가 희석될 것이라는 우려가 사라진 셈"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삼성물산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소식에 1.88%(1,400원) 오른 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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