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혁신형 中企 지원이 성공하려면

정부는 내년부터 중소기업 정책자금의 80%를 혁신형 중소기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현재 25% 수준인 기술신용보증기금의 기술평가 보증비율을 오는 2009년에는 6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대신 우량기업 등에 대해서는 정책자금을 축소해 민간금융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경쟁력을 상실한 한계기업에는 워크아웃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기술평가금융을 활성화함으로써 중소기업 지원에도 ‘선택과 집중’ 방식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벤처기업의 특성은 ‘고위험 고수익’이다. 그럼에도 지난 국민의 정부 시절 소나기식 지원으로 벤처 거품과 묻지마 투자의 폐해를 야기했고 그 반작용으로 이제는 벤처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나빠진 것이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고용창출과 수출에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혁신형 위주로 지원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든다는 정부의 계획은 일단 바람직스럽다. 하지만 아직도 기술평가기관이 열악하고 신뢰성이 부족한 현실에서 기술평가금융의 활성화가 제대로 이루어질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최우선적으로 기술평가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중소기업 스스로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도록 자정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정부도 이제부터는 퍼주기식 중기 지원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정책자금에만 의존해 창업하고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을 더 이상 양산해서는 안 된다. 규제완화가 필요하면서도 중소기업의 상장이나 회사채 발행을 완화하는데 조심스러워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정부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숫자에 연연할 게 아니라 중기 지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해 거품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우량 중기를 발굴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실태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56%는 보증규모의 확대를 희망한 반면 전문가의 74%는 도리어 현재의 보증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응답한 것은 지금까지의 중기 지원에 허점이 많았다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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