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울시] 평당 1,000만원짜리 밭 매물로 내놨다

서울 강남에서 가장 유명한 아파트촌 한가운데 밭이 있다고 한다면 고개를 갸우뚱거릴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밭이 있다. 그것도 한평에 1,000만원을 넘는 밭이다.강남구 대치동 629-1과 630-1이 바로 문제(?)의 땅인데 매물로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각각 120평, 69.5평인 이 밭은 청실아파트단지와 남부순환로변에 줄지어 서있는 증권가 빌딩에 둘러싸여 있다. 필지는 2필지로 나뉘어 있지만 맞닿아있어 사실상 1필지로 보인다. 관할구청인 강남구청의 토지대장에도 이 땅의 지목은 엄연히 밭(田)이다. 실제로 이땅에는 지목에 맞게 옥수수·들깨 등이 심어져 있다. 인근 주민들조차 이 땅이 그저 비어있는 대지쯤으로 생각할뿐 지목까지 전(田)인지는 잘 모르고 있다. 주위가 온통 아파트와 빌딩숲인에도 여전히 이땅이 밭으로 남아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이 땅들은 지난 80년대초 서울시가 이 일대에 대한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하고 남은 체비지. 인근에는 아파트를 지으면서 모두 지목이 대(垈)로 변경됐지만 유독 이 땅은 지목이 바뀌지 않은채 그대로 남은 것. 629-1의 땅은 개별공시지가가 ㎡당 233만원, 630-1의 땅은 220만원이다. 평으로 환산하면 평당 727만~770만원인 셈이다. 건설교통부가 최근 전국에서 가장 비싼 밭이라고 발표한 전남 순천시 장천동 117-1(평당 512만원)보다도 무려 215만~258만원이나 비싸다. 건교부는 『개별공시지가를 발표할 때는 농림지역의 논·밭을 대상으로 조사한다』며 『대치동의 밭은 일반주거지역내에 있는 땅이어서 개별공시지가가 높은데도 발표때는 빠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땅의 실제 값은 더 비싸 평당 1,000만원에 육박한다. 오는 31일 이 땅들을 민간에 매각하기 위해 서울시가 내놓은 최저입찰가는 평당 990만원. 하지만 인근 대지(평당 2,000만원)에 비해서는 절반밖에 안되는 값이다. 서울시와 관할구청인 강남구청은 인근 토지현황등을 고려하면 언제든지 지목을 대로 바꿔 건물을 지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밭」이라는 지목 덕분에 인근 땅값의 절반값에 살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처럼 싼 값에도 이 땅이 팔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토지 자체가 폭이 불과 8㎙밖에 안되는 반면 넓이는 긴 정방형이어서 활용도가 낮기 때문이라는게 부동산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더욱이 땅 북쪽으로 아파트와 나란히 서있어 일조권 관련 민원이 제기될 가능성도 높다. 이때문에 서울시가 지난 5월 실시한 1차 공매때도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었다. 정두환기자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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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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