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5월 19일] 30주년 맞는 5·18 그리고 민주주의

'5ㆍ18 민주화운동'이 올해로 30돌을 맞아 정확히 한세대가 지났다. 돌이켜보면 한 시대의 흐름을 바꾼 역사적인 사건은 많다. 시야를 넓혀서는 프랑스의 대혁명이나 좁혀서는 지난 1960년 4ㆍ19혁명, 1987년 6월 항쟁 등이 그것이다. 특히 1세대 운동으로 규정되는 1980년의 '5ㆍ18민주화 운동'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분수령이었다는 점에서 한국 현대사에서 갖는 상징성이 크다. 비록 피의 진압으로 끝맺었지만 당시의 수준 높은 나눔ㆍ자치ㆍ연대의 공동체정신이 기반이 된 국민저항운동의 경우 나중에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도 의미를 인정받았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인권ㆍ자유ㆍ민주주의는 여전히 중요한 가치인 만큼 그때의 '정신'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절차적 민주주의는 만들어졌지만 그것이 실질적 민주주의로 완성됐는지, 모든 인권은 오롯이 보호받는지 등의 논란은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2010년, 대한민국의 현재를 보자. 프랑크 라뤼 'UN의사ㆍ표현의 특별보고관'은 한국에 대한 조사일정을 마치고 17일 출국하면서 요즘의 상황을 가늠할 몇 가지 발언을 남겼다. "촛불집회 이후 2년 동안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는 크게 위축됐다" "4대강 사업의 비판과 무상급식 운동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제재는 중단돼야 한다" 등. 특히 표현의 자유가 퇴보한 대표적 사례로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의 기소 등을 꼽기도 했다. 출국길에 이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는 점에서 민주주의가 완성됐다는 현재의 대한민국에는 뒷맛이 남을 수밖에 없다. 외부에서 온 손님이 왜 이런 뒷맛을 굳이 남기고 떠났는지, 5ㆍ18 30주년 시점에서 현정권은 곱씹어야 한다. 이런 와중에 30주년 기념식이 열린 광주에서는 몇 가지 아쉬운 소리가 들린다. 여러 사정으로 대통령이 2년 연속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올해도 부를 수 없었다. "노래 한곡 부를 수 없는 미숙한 조정능력에 개탄한다"는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비판이 나올 정도다. 통합의 장이 돼야 할 기념식이 '통 큰' 정치의 부재로 갈등만 양산한 꼴인데 민주주의를 부르짖었던 30년 전의 외침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5ㆍ18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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