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일본 44년 만의 여행수지 흑자 주목해야

일본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일본의 월별 여행수지가 44년 만에 첫 흑자를 냈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지난 4월 국제수지 속보치에 따르면 일본 여행수지 흑자는 177억엔(약 1,759억원)에 달했다. 오사카 만국박람회 개최로 일본 방문객이 크게 늘었던 1970년 7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의 여행수지 흑자 전환은 엔저 효과도 있겠지만 민관 협력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일본 관광업계와 지방자치단체는 이슬람권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슬람 교리에 맞는 라면을 개발하거나 이슬람 사원을 짓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일본 정부도 비자 면제 대상국을 태국·말레이시아에 이어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로 확대를 추진하는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일 관계가 냉랭한 상황에서도 4월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에 비해 90% 이상 늘어난 사실에서 일본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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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례는 만성적 여행수지 적자를 걱정하는 한국 입장에서 타산지석이 될 만하다. 우리 여행수지는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를 기점으로 악화하면서 1991년 이후 지금껏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만 74억달러 적자였다.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보다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많은데다 씀씀이도 커진 탓이다. 국내 관광산업은 2012년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열 정도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내실은 허약하기 짝이 없다. 그동안 관광 등 서비스산업 육성을 강조해왔음에도 실질적 성과는 손에 꼽을 정도다.

글로벌 시대에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을 붙잡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는 것이다. 한류를 연계한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과 더불어 의료·레저 관광에 대한 규제완화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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