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과서들을 보다 보면 과거 우리가 배우던 교과서와는 너무나 많은 점들이 달라졌다는 걸 알게 된다.
우선 전체적인 디자인이 달라졌다. 종이의 질도 고급화됐고, 판형 또한 예전보다 커졌다. 편집도 이전의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다양하고 세련된 구성으로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정돈됐다는 걸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교과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해방 직후에는 우리말로 된 변변한 교과서 한 권이 없었다. 6ㆍ25동란 중에는 피난지 부산에서 천막을 치고 교과서를 발행하는 등 열악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절망하지 않고 전시 교과서로 공부하며 희망을 키웠다.
우리경제 성장기의 한가운데인 1960~70년대엔 신기술과 새로운 공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담긴 실업 교과서로 공부하던 신세대가 있었다.
교과서의 모습은 자주 바뀌지만, 그 속에는 언제나 우리의 중심이 담겨져 있다. 잠시 사람들에게 영합하고 사라지는 일반 상업용 책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 교과서다.
만일 자신이 공부하던 옛날 교과서를 다시 볼 수 있다면 그곳에서 우리는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 우리 세대의 중심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중심이란 때로 답답하지만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교과서도 그런 모습으로 늘 우리 곁에 있었다.
그러나 세상의 빠른 변화에 따라 중심도 분명 움직인다. 그 속도가 어떤 사람에겐 조금 느리게 보일지 모른다. 선생님이 제자들을 위해 직접 손으로 썼던 작고 조잡했지만 정성이 담겼던 교과서에서, `철수와 영이`가 처음으로 등장했던 국어 교과서를 지나, 지금의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값싸고 질 좋은 교과서에 이르기까지 교과서도 그 동안 많이 성장해 온 것만은 분명하다.
지금 미래교과서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사회가 어떻게 변해가든 교과서가 없는 교육은 상상하기 어렵다. 또 교과서의 형태가, 담고 있는 내용이 어떻게 바뀌든 교과서를 통해 배운 지식과 교양이 평생을 함께 할 자산의 밑바탕이 된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유하상(대한교과서 상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