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는 13일 일반이사회를 열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가입 협상을 개시키로 결정했다.
WTO 148개 회원국들은 이날 일반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두 나라의 요청을 수용,가입작업반을 설치키로 의결했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옵서버 지위 부여는 미국의 부정적 자세로 또다시 무산됐다.
이라크의 가입 협상은 지난 2월 이라크에 옵서버 지위를 부여하고 10월 정회원가입을 신청한 데 뒤이은 것. 아프가니스탄은 지난해 3월 WTO 가입을 신청했었다.
옵서버 국가들은 가입 협상을 개시하는데 5년 안팎이 걸려온 관례에서 볼 때 WTO의 이번 결정은 이례적인 사례에 속한다.
현재 WTO의 승인 하에 가입 협상을 진행 중인 국가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베트남, 레바논, 알제리 등 모두 27개국에 이른다.
그러나 WTO에 실제 가입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며 이라크의 경우,총선을 통한 정부 수립이 남아있어 본격적인 협상은 내년 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는데는 15년이나 걸린 바 있다.
이란은 지난 2001년 5월 이후 20번의 좌절을 맛본 케이스. 이날 일반이사회에서이란에 대한 옵서버 지위 부여는 유럽연합(EU)과 상당수 개도국들이 지지하는 입장이었지만 미국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유보적 입장을 고수했다.
WTO의 가입신청 건은 회원국 전체의 총의로 가부가 결정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이란을 '미운 털'로 여기는 미국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이란의 WTO가입 노력은 당분간 결실을 맺기 어려울 전망이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