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주요 판매채널인 오픈마켓 등이 직접 나서 해당 업체들의 상품을 한데 모아 공동 마케팅,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기업들까지 잇따라 SPA 시장으로 뛰어들면서 영세 의류업체들의 생존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옥션은 최근 서울 동대문과 성수동, 대구, 부산 등의 재래시장이나 전통적인 섬유 강세 지역 기반의 의류 제조업체 28곳을 선별해 이들의 상품만을 따로 모아 판매하는 전문 코너 '베이직웨어'를 웹과 모바일에 동시 오픈했다. 베이직웨어는 옥션의 의류 매출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기본 의류 시장이 매년 50%씩 고속성장하는 SPA 브랜드들에 위협받고 있는 데 따른 대응책으로, 옥션의 의류 카테고리 매니저들이 입점 업체와 판매 아이템을 직접 골라 구성했다. 가격도 여성 라운드넥 티셔츠가 6,900원, 남성 브이넥 티셔츠가 7,000원 등 SPA 브랜드와 비교해 평균 25% 이상 저렴하다는 게 옥션 측 설명이다.
서태미 옥션 의류팀장은 "대량생산을 바탕으로 하는 SPA 시장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전문관을 마련했다"며 "상대적으로 위축된 전통시장 기반 보세의류 중 엄선된 상품을 웹-모바일로 동시에 선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통 채널인 옥션이 직접 나서 영세 의류업체들의 공동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SPA 시장의 급성장이다. 일본업체 유니클로와 유럽에서 온 자라, H&M 등에서 시작해 제일모직, 이랜드 등 국내 대기업과 이마트 등 유통업체까지 SPA 시장에 줄줄이 뛰어들면서 SPA 시장 규모는 올해 3조원(전망치)에 달할 정도로 급속히 커지고 있다. 그만큼 전자상거래나 동대문 쇼핑몰 등을 통해 팔리던 특정 브랜드 로고가 없는 기본 티셔츠나 저렴한 홈웨어, 레깅스 등에 대한 수요가 SPA 시장으로 상당수 넘어간 셈이다.
옥션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에 타격을 받은 업체들 중 일부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려는 시도도 했지만 영세 업체들 입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라며 "오픈마켓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상품촬영 및 모바일 상품설명 페이지 제작을 지원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판매업체들을 모집,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