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 시즌 5번째 대회인 스포츠토토오픈(총상금 1억5,000만원)이 국내 골프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며 파행 진행되고 있다.
7일 경기 이천의 백암비스타CC 동ㆍ북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장대비와 안개로 수 차례 중단과 속개를 반복하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경기는 공식적으로는 오후12시15분 한 차례 중단됐다가 1시10분께 다시 시작됐으나 코스 곳곳에서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느라 경기 시간이 크게 지연됐다.
선수들은 몇몇 홀에 페어웨이가 보이지 않을 만큼 안개가 짙게 껴 플레이가 불가능하다고 호소했지만 대회본부측은 경기를 강행시켰다. 일부 관계자들이 선수 보호 차원에서 중단시킬 것을 요청했으나 경기는 일몰 때까지 진행됐다.
경기를 강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비가 8일이나 9일까지 계속 내릴 경우 대회가 자칫 18홀이나 36홀 경기로 축소될 수도 있다는 것. 미국 등에서는 악천후로 경기를 중단시킨 뒤 다음 날로 순연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대회 기간에만 어렵사리 골프장을 ‘빌어 쓰는’ 국내 여건 상 선수 보호보다는 정해진 날짜 안에 대회를 끼워 맞춰야 하는 실정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수들은 경기 리듬과 체온 유지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오전에 경기를 시작한 69명 가운데 단 3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냈고 80타 이상을 친 선수도 수두룩했다. 이문현(33)과 강경남(25)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나란히 3언더파 69타를 기록, 이틀 합계 4언더파 140타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첫날 6언더파로 공동3위에 올랐던 강지만(28)과 유달영(38)은 각각 7타와 4타를 까먹어 하늘을 원망해야 했다.
전날 코스레코드(63타)를 기록했던 장익제(31ㆍ하이트)는 오후4시 현재 3개 홀까지 이븐파를 기록, 중간합계 9언더파로 선두를 유지했다. 한편 8일까지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